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7일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따라 시행중인 정치.경제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 국내 의 모든 세력이 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볼세비키 혁명 73주년을 맞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행한 연설에서 단결을 호소하고 국내의
경제사정이 악화되고 민족분규가 확산됨에 따라 개혁정책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페레스트로이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민주세력의
결집과 어떠한 극단주의자들의 음모에도 싸울 수 있는 단호함과 개혁을
진정으로 지지하는 사람들 의 정직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수파의 니콜라이 리슈코프 총리와 급진개혁파의 보리스 옐친이 각각
좌우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우리 선배들이
이상으로 여겼던 것들이 실현되지 않은 것은 그들의 탓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혁명 기념식에서는 통상 국방장관이 연설하는
것이 이제 까지의 관례로 최고지도자가 연설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이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12분간에 걸친 연설은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눈이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행사에 특별히 초대된 인사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등단할때 냉담할 정도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작년의 환호하던 관중 과는 대조를 이루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후 붉은 광장에는 굉음소리와 함께
전통적인 탱크 및 군장비의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이날 퍼레이드에는 지난 85년 부터 일선에 배치됐으나 아직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최신예 SS-25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첫 선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퍼레이드를 중계하던 TV의 한 해설자는 "매우 위협적인 무기로 이
무기를 절반 으로 감축하자는 협상이 현재 진행중에 있다"고 소개하고
군축조치에 따라 탱크들이 점차 폐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군장비 퍼레이드가 끝나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가브리일 포포프
모스크바시장 등 인사들과 함께 단상에서 내려와 일반시민들과 함께 행진을
시작했는데 타스통신 은 고위 지도자들이 혁명기념일에 일반시민과 함께
행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선두로 시작된 일반시민들의 행진에는 각종
주장이 쓰여진 깃발이 많이 있었는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외교문제에서
눈을 떼고 이제부터는 국 내문제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문구도 보였다.
한편 이날 기념식이 열린 붉은 광장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공산당 본부
근처에는 최소한 2천여명의 군중들이 모여 각종 깃발을 펼쳐들고 반정부
시위를 준비하고 있 었는데 2대의 트럭에서는 장송곡이 크게 흘러나오기도
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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