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야당 동의없이 추진해선 안돼 ***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은 31일 "개헌은 국민과 야당의 동의와
협력이 없이는 결코 추진돼서는 안된다"고 강조, 내각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수습국면으로 들어가는듯 했던 민자당의 내분은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김대표는 이날 상오 상도동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국민과 야당이
내각제 추진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 확실한데도 불구하고 내년까지 이
문제를 끌고 가는 것 은 있을 수 없다"고 내각제개헌 포기를 주장하고
"당의 대표인 내 자신이 모르는 사 이에 내각제가 추진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문서까지 보았다"고 공개했다.
김대표는 "오늘의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불안은 근원적으로 내각제로의
개헌시 도와 관련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특히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한 책임을 그대로 방기한채 집권당내에서 원칙도 없이,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개헌논의가 되 고 있는데서 난국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연내에 내각제논 의를 일체 거론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당의 입장이 수차 천명된 바 있는데도 불구하 고 그러한
방침을 뒤집으려는 시도가 의도적으로 전개되고 당의 위계와 질서를 무시
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태들이 발생해 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과거와 같이 4당체제로 다시 돌아가는
게 아니 냐>며 분당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문제에 대해 깊은 생각을
여러가지 하고 있 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으며 회견을
마치고 마산으로 떠남으로써 주 말께로 예상됐던 청와대회동과 함께
민자당의 당무정상화는 상당기간 기대하기 어려 울 것으로 보인다.
김대표는 또 <내각제 합의각서에 서명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민 의 지지와 야당의 동의가 있다면 내각제를 해도 좋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으며 권력 구조 변경문제는 정치지도자들이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정치 지도자들간에 비밀약속이 있었다면
이는 무덤에 갈때까지 그 약속을 지켜야 하며 설 령 그같은 약속이 있었다
해도 국민의 뜻보다 더 우위에 있을 수 없다"고 말해 앞으 로는 내각제
합의각서를 무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내각제개헌에 반대하는 것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그렇다"며 반대입 장을 분명히하고 "5공시절 연금기간중 모든 것을 버리고
목숨을 건 23일간의 단식투 쟁을 하던 그때 그 심정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헌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 다.
김대표는 또 "당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이 훨씬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도와 대도를 걸어갈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내각제 개헌 반대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당내투쟁을
강화해 나가되, 최악의 경우 당을 떠날 수 있다는 입장도 시사했다.
김대표는 일단 마산으로 내려가 부친 김홍조옹을 찾아뵌뒤 지방에
무기한 체류 하면서 향후 정국구상을 하는 한편 자신의 내각제 반대입장에
대한 청와대측의 반응 등 그 귀추를 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의 강경입장 선회에 따라 민자당의 내분은 중대국면으로 치달을
것이 분 명하며 당초 주말께로 예상됐던 노태우대통령과 김대표간
청와대단독회담의 개최여 부도 불투명해 졌다.
특히 민정.공화계는 김대표가 내각제 합의각서에 이미 서명한데다
김대표의 내 각제반대입장은 3당합당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
김대표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절충점이 모색되지 않을
경우, 민주계의원들이 김대표와 함께 대거 당을 이탈하는 최악의 국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표가 이같은 중대결심을 한 것은 각서유출파문이 고도의
정치공작에서 출발 한 것이라는 인식과 함께 차제에 당의 기강을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김대표의 한 측근은 "앞으로 청와대및 민정.공화계에서
김대표의 입 장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우리로서는 국민을 바라보며 우리의
갈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최악의 경우, 백의종군 또는
분당등 제2단계의 대책을 강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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