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최고회의는 수십년간의 중앙계획경제에서 탈피해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서로 상충하는 2가지 경제방안의 절충을 위해 15일부터
토의를 재개한다.
이같은 토의재개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조만간 루블화를
대폭 평가 절하하는 조치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소련TV는 최고회의 대의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지금까지 최고회의에
두번이나 상정됐다가 반려된 `경제안정화와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관한
신대통령계획''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급진및 온건 개혁주의자들이 수개월간에 걸친 논쟁을 중단하고 이
계획을 출범시킬 경우 고르바초프가 시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경제자유화의 범위가 드러나게 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스타니슬라프 샤탈린이 제안한 급진적인
경제계획안과 니콜라이 리슈코프 총리가 지원하고 있는 온건한
경제계획안이 절충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리슈코프 총리와 샤탈린은 이들
두 계획을 절충하는 것은 뱀과 고슴도치를 한 우리에 넣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절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련의 산업쇠퇴가 가속화되고 사회불안의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소련최고회의는 교착상태를 타개하라는 강력한 압력을 받아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 달에 포고령을 통해 개혁을 이행할 수 있는
비상대권을 최고회의로부터 부여받았으나 지금까지 기업들의 원재료
공급의무 준수 <>도매 가격에 대한 통제해제 등 2개의 포고령만 발표했다.
이에 대해 보리스 옐친이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는
고르바초프가 러시아공화국의 주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소련최고회의의 결정에 관계 없이 다음달 1일부터 급진적인 샤탈린의
경제개혁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5백일계획으로 알려진 샤탈린경제계획안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으나 러시아공화국의 일부 의원들은
고르바초프가 자신들을 배신하고 리슈코프식의 개혁을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5백일계획을 주창한 사람 가운데 하나인 그리고리 야프린스키
러시아공화국 부총리는 지난주 이즈베스티야지와의 회견에서
고르바초프와 소련정부가 인플레이션을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개혁의
성공을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