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쿠웨이트 점령지역에서 바그다드로 이동시킨 35명의
미국인들을 이라크내 주요 군사시설에 분산시켜 미국의 공격에 인간
방패로 이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은 20일 지금
까지 인질문제를 애써 축소해온 입장을 바꾸어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발이 묶여있는 외국인들을 사실상 인질이라고 공언함으로써 중동
사태는 새로운 양상을 띠게됐다.
*** 5개 상임이사국 회의결과가 관건될듯 ***
미국은 이들 외국인들의 출국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 유엔안보리의
제664호 결의안을 배경으로 연 이틀째 비공식 회의를 계속하고 있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다국적군의 대이라크 무력해상봉쇄를 결정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어 5개 상임이사국의 회의결과가 이번 사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상오 볼티모어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 모임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 대해 "미국의 대중동방위결의를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될것"이라고 경고하고 사담 후세인의 거듭되는 협상제의를 일축하면서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 등 지금까지의 4개 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까지 인질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를 꺼려왔으나 후세인이
구체적으로 외국인의 자유를 담보로 협상을 제의했으므로 이들 무고한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불 리던간에 그들은 사실상 인질인 점은 의심할 바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19일 안보보과관회의와 20일 아침
에너지정책관계 자회의를 주재한 후에 나온 것으로 미국이 이라크의 외국인
인질화문제를 기회로 국 내외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며 이라크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해 나가려는 의 도로 관측되고 있다.
그는 "시민들을 담보로 이용하는 지도자들은 전세계의 조소와 비난을
받을 것" 이라며 "외국인을 그들의 의사에 반하여 이동시킴으로써
이라크는 스스로의 종교적인 규범도 위반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 부시, 예비군동원 임박 시사 ***
부시대통령은 공군1호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라크 유조선의 항해를
중단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보자" 고
말하고 예비군동원명 령과 관련 "나중에 그 문제에 관해 말할 게 있을
것"이라고 예비군 소집문제가 임박 했음을 시사했다.
관측통들은 미국은 유엔이 해상봉쇄를 공식으로 인정하고 현재
이동중인 병력전 개가 마무리될 경우 본격적인 군사개입을 시작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이라크가 오는 24일까지 쿠웨이트의 외국공관을 폐쇄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히 "받아 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고
"유엔이 매우 잘 하고 있으며 이는 유엔이 세계여론을 강하게 우리쪽에
묶어두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고 덧붙였다.
한편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부대변인은 쿠웨이트에 있는
인터내셔널호텔을 비롯한 3개 호텔에 있던 미국인중 최소한 12명이
이라크인들에 의해 다른 곳으로 옮겨졌 다고 발표하고 그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다드의 라시드호텔에 있던 35명의 미국인들이 이라크의 주요
군사시설에 분산됐다는 CBS방송의 보도와 35명의 또다른 미국인들이
주바그다드 미국대사관 으로 피신했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바우처대변인은 또 미국당국이 미국인들에게 요르단여행을 삼가할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으나 다만 안보상황을 고려한 권고라고 밝혔다.
미국은 20일에도 아랍 에미리트연합에 미국의 수송기를 이동하는 등
대중동 군사력증강을 계속하고 있으며 미국군함의 경고사격을 받고도
항해를 계속중인 이라크 유조선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어 유엔의
해상봉쇄에 대한 논의결과에 따라 이라 크와의 정면 무력충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