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부가 91년부터 95년까지 5년간 생산기술의 혁신과 개발된 기술의
기업화를 위해 3조원이라는 자금을 투입할 구체적인 청사진을 산업기술
발전협의회를 열어 결정했다고 한다.
이 계획의 1차적 목적이 제조업의 국제경쟁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단기간
안에 향상시키는데 있다는 상공부측 설명을 보면 이 계획이 최근의 수출부진
을 근본적으로 타개해 보려는 의도에서 추진되는 것임을 알수 있다.
이러한 생산기술혁신계획이 앞으로 관계부처간의 협의를 통해 우리의 경제
환경과 산업구조에 가장 적합한 방향으로 더욱더 다듬어지기를 바라는 입장
에서 꼭 지적돼야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에너지효율을 최대한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는 성력화기술의 개발/혁신이다.
특히 최근의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사태가 빚어낸 3차 오일쇼크현상은
원유가격상승에 따른 코스트 증가를 통해 그러지 않아도 취약한 우리 제품
의 수출경쟁력을 더욱더 떨어지게 한다는 점을 생각할때 우리 생산기술의
최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는 자명해진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기술정책, 산업구조조정, 수출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할때
꼭 배려해야 할 것은 석유중심의 에너지를 최대한 덜 사용하면서 최대의
에너지효율을 내도록 하는 문제다.
우리는 73년의 1차오일쇼크, 79년의 2차오일쇼크를 통해 유가폭등에 따른
고인플레, 경쟁력저하로 인한 수출부진과 국제수지의 적자심화, 국내생산의
위축이라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한 바 있다.
거기서 얻었던 교훈적인식은 (1)산업및 생활구조에서 석유의존적인 것을
최대한 줄이지 못하는한 유가쇼크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 (2)산유국의 석유
자원은 무진장한 것이 아니라 유한한 것이기에 그 고갈화를 의식하기 시작한
산유국은 생산량과 가격정책을 일방적으로 조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1차, 2차 오일쇼크가 지나가고 석유공급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그리고 80년대 중반에 유가폭락으로 값싼 원유를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게
석유사정이 달라지자 우리산업과 생활에 대해 갖는 석유문제의 심각성을
정책당국 기업 근로자 일반국민 할것 없이 모두 완전히 잊어먹은 것처럼
행동해온 것이다.
일본이 수출대국으로 등장한 계기가 된 것은 모든 산업제품의 생산
코스트 인상을 통해 코스트푸시형 인플레의 압박을 불가피하게 했던 73년
의 제1차 오일쇼크였다는 사실을 우리정부나 기업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에너지의 효율화/성력화에 의한 생산기술의 혁신과 산업구조조정으로
오일쇼크의 영향을 희석시켰던 것은 일본뿐이 아니이다.
일본이외의 OECD가맹국도 마찬가지다.
원유가격이 폭등했던 1차, 2차 오일쇼크때 OECD가맹국들은 그들의 GNP의
약 2%를 원유대금으로 OPEC 산유국에 빼앗긴 셈이 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설사 유가가 78-79년의 오일쇼크때와 같은 상승률로 폭등
한다고 하더라도 심지어 배럴당 50달러까지 치솟는다고 하더라도 유가인상
피해는 GNP의 1%미만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므로 이번 상공부가 추진하려는 생산기술 발전계획이 코스트 경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의한 수출부진의 타개를 목적하는 것이라면 에너지의
효율화/성력화를 최대한 실현시키는 에너지기술의 혁신을 우선적으로 배려
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