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북한의 통일방안과 사상등을 게재한 일부대학의 대학신문 학생
기자들을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잇따라 강제연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이같은 연행은 오는 13-17일의 민족대교류를 앞두고 이루어진 것
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북한의 통일방안/사상등 게재 혐의로 ***
전외국어대 학보사 편집장 이상필군(21.일어3년)이 8일 새벽5시30분께
서울 중랑구 상계5동 한신아파트2동1505호에서 서울태릉경찰서 대공과
형사 2명에 의해 강제연행된뒤 청량리경찰서로 인계됐다.
이군은 자신이 편집장으로 일하던 지난 1학기 당시 외대학보 540호에
"사회주의 철학논쟁및 북한사상"이라는 논문을 게재한 것과 관련, 국가
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 찬양/고무및 제작/배포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연세대 대학신문 "연세춘추"의 편집장 임정현군(21.신학3년)도 8일 상오
9시께 경기도 부천시 집에서 서울서대문경찰서 대공계 직원2명에 의해
임의동행형식으로 연행돼 이 신문 최근호에 실린 "제주 4.3사태 재조명"
이라는 기사와 관련,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 13-17민족대교류 앞두고 관심 ***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동국대 대학신문 사회1부장 이진형군(21.사회학
3년)이 서울구로동 집에서 구로경찰서 형사들에게 연행돼 서울중부경찰서
로 넘겨져 금년 3-4월 대학신문에 연재된 "신데탕트와 조국통일"이라는 기획
시리즈 5회분중 북한의 고려연방제등을 소개한 2,3회분 기사와 관련, 조사
를 받고 풀려났었다.
이와 관련 대학신문 종사자들은 정부당국이 2학기 개강과 더불어 대학가
에 몰아칠지도 모를 통일논의에 따른 남한체제비판과 이년논쟁을 사전에
불식시키고 대학신문을 탄압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동국대신문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연행조치는 대학정기간행물에 실린
이념성기사에 대한 당국의 제재방침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며 "대학신문에
대한 수사가 전국 각대학으로 확산될 경우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및 각대학
총학생회가 연대해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 경찰, "문제기사경위 조사중" 밝혀 ***
문교부는 지난 4월말 대학신문에 실리는 이면성기사에 대해 평점을 매겨
사법기관과 협조, 총학장과 주간교수경고/편집자및 집필자 구속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전국 각대학신문 주간교수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에따라 경찰은 지난 6월23일 경희대 단국대 한성대 서울시립대등 4개
대학 교지에 대한 수사를 벌여 4명을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전격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입건했으며 서울시내 다른 10여개 대학신문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었다.
경찰의 한 고위간부는 "이들 대학신문에 실린 문제의 기사들을 면밀히
분석해 본 결과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에 해당된다는 상부의 지시를
받고 정확한 게재경위등을 알아보기 위해 관련학생들을 연행, 조사중"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