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편성에 관해 이승윤부총리는 엊그제 사회간접자본등 공공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정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대단히 주목할만한 중요발언이다.
왜냐하면 이부총리의 발언은 내년도 정부재정이 긴축적이거나 인플레
중립적인 과거의 패턴에서 탈피하여 도로 항만 철도 전력등 사회간접자본의
형성을 통해 생산력을 적극 제고시키는 성장촉진적인 방향으로 편성
운용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수 있기 때문이다.
이부총리발언이 이같이 재정확대를 의미한다고 할때 제기될 의문은 그러한
재정이 전체국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또 국민생활에 어떤 부담을
줄 것이냐 하는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걱정으로 남는 것은 재정의 팽창이 야기하게 될지 모를
물가상승이다.
80년대 중반부터 우리경제가 고인플레에서 벗어나 물가안정을 누릴수
있었던 것은 재정을 긴축한 제로베이스 예산의 편성 운용이 비중 큰 원인이
됐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예산규모가 경제의 경상성장률이상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본예산 22조6천8백억원과 추경예산 1조9천8백억원을 합하여 24조6천억원이
되는 올해전체예산은 추경을 뺀 본예산만해도 작년규모보다 18% 늘어난
것이다.
올상반기중 소비자물가가 7.4% (연율 12.8%) 상승을 기록하자 정부는
물가안정에 모든 노력을 우선적으로 집중키로 했고 노태우대통령도
관계장관들이 자리를 걸고 물가안정을 이룩할 것을 요구한 바 있었다.
그런데 예산당국은 이부총리의 방침에 따라 내년도 일반회계예산을
금년도예산(추경포함)보다 12~13% 증가한 규모에서 편성할 방침이라고
알려지고 있으며 이는 내년예산이 본예산대비 20~22% 증가한 규모가 됨을
의미한다.
이부총리가 물가에의 영향을 알면서도 재정의 확대방침을 밝히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의 재정기능축소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저조하게
함으로써 산업활동의 제약요인이 됐다는 점이다.
이부총리는 세입내세출 원칙을 지킬 경우 재정이 통화증발압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확대가 세입대세출의 균형으로 통화중립적이 될수 있다고
하더라도 민간부문으로 흘러들어간 방대한 재정자금이 순환되는 과정에서
통화팽창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공공투자와 관련해서 예산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성장촉진적인
그 경제적 효과이외에 꼭 지적돼야할 것은 그 정치적 효과이다.
내년도 예산에 꼭 계상해야 될 공공투자가 대부분 여당의 선거공약
사업부문이라는 사실이 공공투자가 지닌 뛰어나게 큰 정치적 의미를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예산의 증대와 사업의 확대가 여당과 정부관료에게 다같이
바람직한 이익구조를 보장한다고도 볼수 있으며 지역의 발전, 또
관련 민간산업 기업등에 이익이 되는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간과될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자칫하면 공공투자의 정경유착이라는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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