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유급이 확정발표되자 세종대의 교수 학생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무용과 김정욱교수(60.여)는 이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것을
가슴아프게생각한다"며 "1명이라도 더 구제하기위해 이제부터라도 교수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1교시 영어어학실습 강의를 받으로 나왔던 경제과 2학년
이모양(19)은" 학생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 수업거부에 대해 반발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이 과격했던면도 많았다"고 말했으며 무용과
김모양(20)은"휴업령해제이후 그동안 계속 수업을받아왔기 때문에 유급은
안되겠지만 다른과 친구들이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종대는 이날 상오9시부터 1교시수업을 강행,19개 강좌중 11개강좌의
수업이진행돼 57.9%의 수업률을 보였으나 1교시 수강대상 8백5명중
1백11명만이 강의를 수강 출석률은 13.8%에 불과했다.
그러나 수업이 진행된 강좌들도 정부의 유급소식이 알려지면서
대부분의 교수와학생들이 강의보다는 학교의 장래에 대해 토론하는등
침통한 분위기였다.
*** 정부 조금만 시간 줬더라면 수업정상화 될수 있었다 ***
학교측은 학생 개개인에대한 등교권유 전화등 마지막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가강경방침을 취한데 대해 못내 아쉬운 감정을 감추지
못하면서"정부가 조금만 시간을줬더라면 수업이 정상화 될수도 있었을
텐데"하는 안타까운 심경을 피력했다.
이중화총장과 보직교수,직원전원은 이날 새벽에 출근,잇달아 회의를
열고 향후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정문에서는 직원들이 등교학생들의 신원을
일일히 확인했으며교수들은 미등교 학생들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등교해 줄
것을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 교수들, 다른자리 구해야 할지 모른다 ***
이총장은 또 상오 8시30분께 교내 본관 3층 회의실에서 전체교수회와
교무회의를 잇달아 열기도 했다.
이총장은"이제 유급문제는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교수 자신의
문제가됐다"며"유급사태가 발생하면 학교가 파산,노교수는 직업을 전환하고
젊은 교수는다른 대학에 교수직을 구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침통한 어조로
말했다.
이총장은 전날 하오 7시께 시내 모처에서 정원식문교부장관과
만난자리에서 그동안 수업을 받아온 선의의 학생들을 구제하고
전원유급조치로 인한 학생,학부모들로부터 제기될수 있는 법적 시비를
감안,유급시한을 11일까지 하루 늦춰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반면 학생회간부들은 전날 하오7시께 한양대에서 회의를 가진뒤 모습을
보이지않았으며 이날 아침 학내상황을 살피기위해 등교한 학생회간부
1명은"수업거부는 학원자주화 쟁취를위한 우리의 유일한 무기였다"며
"따라서 유급은 패배가 아니라 오히려 승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