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자사 근로자들과 노동계의 동향을 파악,노조결성과 노사
분규를 사전에 막을 목적으로 이른바''정보사원''들을 본사및 계열사
전사업장은 물론재야 노동단체와 해당관청등에 까지 배치, 동태를
감시케 하는 소위''5호담당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5호담당제는 지금까지 삼성그룹 특유의 노조결성 원천봉쇄전략을 보다
체계화한것으로 이미 노조가 결성돼 있는 L.H그룹등 일부 대기업에서도
노사분규 방지차원에서 이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할 움직임인 것으로
알려졌다.
*** 노동계"사생활침해.부당노동행위"반발 ***
한국노총과 전노협등 노동단체들은 이같은 제도는 헌법상에 보장된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은 물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을 권리를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법상의
부당노동 행위에도 해당된다고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 쟁의지도국의 한 간부는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근로자들을
감시하는것은 사용자들의 사고방식이 유연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명백한 탈법행위"라고 말했으며 전노협 정책실의 한 위원은"헌법에
보장된 근로자들의 권리를 침해한것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 노동부 노동조합과 관계자도"기업들이 근로자들의 기물파손및
취업규칙위반여부를 관찰하기 위해 근로자의 동태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노조설립을방해하거나 노조를 와해 할 목적으로 이같은 제도를
운용할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 노조결성관련 농성발생시 공수부대출신 구사대 즉각 투입 ***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인사팀이 기안,전그룹내에서 실시중인 것으로
알려진 약1천5백명의정보사원이 감시대상과 역할을 5가지로 나누어
수행하는 제도로 만일 노조결성과 관련, 농성이 발생하면 공수부대및
해병대출신자들로 구성된 구사대를 즉각 투입한다는것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호담당제는 전국 80개 사업장의 주변유흥가와 독신자 아파트 3km이내
주위 길모퉁이 또는 근로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정보사원''을 배치하는
것으로 특히 분규예상지역에는 수시로 근로자의 집 주변에 배치,이들의
동태를 감시하도록 돼있다.
2호담당제는 정보사원이 30여개의 재야 노동단체주변을 살피는 것으로
예컨대재야단체들이 계열사의 공장및 본사에 관련된 유인물를
제작.배포하거나 삼성그룹이근로자들을 탄압한다는등의 내용을 퍼뜨리는
것이 포착되면 이를 즉각 비서실 담당자에게 보고하는 제도이다.
3호담당제는 정보사원이 일반인으로 가장,전국의 각 사업장 특히
창원과 수원지역등의 65개 공장을 방문,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 퇴근시간을
이용해 노조의 불필요성을 현장 근로자들에게 설득하는 것.
예를들면 현장 분위기에 따라 악성 노조때문에 기업이 도산하는등의
경우를 들어가며 노조자체가 산업평화의 암적존재로 전락될 것이라고
근로자들을 세뇌하는 것이다.
4호담당제는 35개 계열사 본사내에서 주로 3인이상 모이는
공공장소,휴게실주변, 커피숍,레스토랑,구내식당등을 대상으로 사원들이
사내인사조직에 관해 불만을 토로하거나 노조의 필요성등에 대해 말할 경우
이를 즉각 비서실에 통보하는 제도로 담당사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말들이 오고 갔는가를 16절지 10매분량에 상세히적어 보고토록 돼있다.
5호담당제는 노동부.치안본부.시.도경및 일선경찰서.구청.노동사무소.
군청등에신변보호상 남자보다 의심을 덜 받는 여직원을 배치시켜 근로자들
의 노조설립신고서류접수 시기를 미리 파악하는 것으로 노조신고의
움직임을 발견하는 즉시 담당사원은 해당관청 총책임자에게 알린다음
5호담당 팀장등 상부에 보고해 한다는 것.
노조설립 움직임이 있는 계열기업은 미리 채용한 회사측 근로자를
우선 투입,노조 결성을 하려는 근로자들과 대치케한뒤`설득조''와`봉쇄조''를
즉각 투입시키도록 돼있다.
구사대는 4등급으로 분류,공수부대출신자는 현장근로자 5백명이상
농성장에, 해병대출신자는 2백명이상 농성장에,전경 출신자는 50명이상
농성장에,그리고 일반경비원은 본사및 사업장등에 각각 배치하게 된다.
삼성은 이 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각계열사간의 비상연락망을
조직,서울A지역의 경우 삼성물산,중앙개발,삼성종합건설,동방생명,안국화재,
신세계백화점등 관계사의 담당부서.부원들의 사무실및 자택 전화번호등을
상세히 기록해 놓고 있다.
정보사원들의 관리및 자금지원등 5호담당제의 운용은 비서실인사팀
노무반을 주축으로 각 계열사 상부조직과 상호연계하에 이뤄지고 있으며
각호 담당팀은 계열사. 사업장.공장별로 관리직및 생산직 근로자를 섞어
8-10명이내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주로 서클이나 동호회 형태를 띠고 있으며 야유회등 단합비및
복지후생비명목으로 회사로부터 활동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보활동 지침있어도 담당제는 없다" ***
이에대해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정보활동은 노사관리의 기본"이라고
전제,"산업평화정착을 위해 3년전부터 전계열사와 사업장.공장이
노사관리지침에 따라 정보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5호 담당제와
같은 제도는 없다"고 부인했다.
이관계자는 지침은▲근로현장의 밑바닥 소리청취▲계열사등
내부움직임, 재야노동단체등 노동계와 타기업 동향 사전파악▲노사교육을
통한 회사방침및 경영상태홍보▲조직 일체감 형성.유지 방안등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삼성그룹은 이같은 지침에 따라 근로자의 불만을 단계적으로
해소하고요구사항을 반영시키고 있다"며 "거의 모든 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이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