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 와있는 회교 순례자들이 2일 임시 야영장이 있는
메카시 동부 미나를 떠나 성지 메카로 통하는 5백M 길이의 한 터널을
지나던중 대혼란이 빚어져 1천여명이 질식사하거나 압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과 외교관들은 이날 오전 10시께 성지 순례(하지) 마지막
행사인 에이드 알 아다(희생의 축일) 행사를 지내러 가던 순례자
행렬이 모에셈 터널 속에서 대혼잡을 빚으며 서로 먼저 빠져 나가려는
통에 많은 인명피해를 내게 되었다고 말했다.
*** 희생자 대부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순례자 ***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이날 사고로 인한 희생자수가 1천4백명에
이른다고 말하고 희생자 대부분은 말레이사아와 인도네사아 순례자들이라고
덧붙였다.
중동및 아시아 국가 외교관들은 1천명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말하고들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영 언론들은 구체적인 인명피해는 언급치 않고
있다.
리야드 라디오방송은 "수천명의 순례자들이 터널로 몰려들면서 수용
한계를 넘음에 따라 내부에 심한 혼잡을 빚어 질식하기 시작했으며 인해
일부가 죽거나 기절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말하고 구급차와 보안군이
터널 입구로 급거 달려갔다고 보도했다.
외교관들은 순례자들이 터널을 지나갈 때 일부가 갑자기 중간 지점에서
먼춰서고 밖에 있던 인파들이 밀치고 들어가면서 혼잡이 빚어졌다고
말했으며 한 목격자도 사고 당시 1천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이 터널에
5천명 가량이 들어차 있었다고 증언했다.
행렬이 중간에서 멈춘 자세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이곳에
에어콘 시설이 장치돼 있어 일부 순례자가 잠시 바깥의 더위를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회교도들은 성지순례의 마지막 행사이자 순례의 절정기간이기도 한
희생의 축일을 보내기 위해 금년에도 2백만명이나 이곳에 운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약 절반 가량이 중동과 아시아
등에서 온 외국인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카에서는 지난 87년에도 이란인 순례자들과 사우디아라비아
보안군이 충돌, 발포로 인해 4백여명의 이란이 순례자들이 사망하는
참극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