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각국이 보낸 김일성의 주석직 재선 축하 메시지에 대한 답장
명단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을 양상곤 중국국가주석의 뒤에
놓음으로써 소련에 대한 불만의 뜻을 간접 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도쿄에서 수신된 북한관영 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답장을 보낸 각국 원수및 정부명단에서 양상곤이 명단 맨 앞에 있으며
고르바초프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그 뒤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의 한 외교관은 이것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최근의
상황발전에 대한 불만의 표시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지난 4일 미샌프란시스코에서 노태우대통령과 사상
최초의 한-소정상회담을 가졌으며 북한은 이것이 한국이 주장하는 상호
교차승인에 의한 "2개의 한국" 구상을 위한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었다.
당시 중앙통신은 출처가 불분명한 "남한" 반체제인사들의 말을 인용,
노-고르바초프 회담은 "반평화, 반통일 술책이 가득찬 용서할수 없는
기만적 협잡행위"라고 비난했었다.
북한 전문가인 도쿄의 한 정치 분석가는 북한이 오래전부터 각국서열
명단에서 소련보다 중국을 우선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것은 전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