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강경대처로 다소 기세가 꺾이는 듯 했던 루마니아 반정부투쟁은
17일 수도 부쿠레슈티 및 고니콜라이 차우셰스쿠 독재정권 붕괴의 진원지인
티미쇼아라에서 연좌시위가 전개되는등 또다시 가열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 "일리예스쿠 퇴진, 자유수호" 구호외쳐 ***
시위대는 지난 2개월여간 반정부투쟁의 거점이 돼온 부쿠레슈티 중심가
대학광장에 모여들기 시작,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군병력이 지켜 보는데도
아랑곳 않고 "일리예스쿠 퇴진" "자유수호" 등 구호를 외치면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신임 도렐 우루수 내무장관의 호소에도 불구, 인근의 교통을 차단
시키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감으로써 지난 13일 군의 발포로 중단됐던
시위가 본격 재개될 것임을 예고했다.
취임 직후재야 및 시위 지도부와 접촉해온 우루수 장관은 긴급방송 연설을
통해 시위대의 재집결이 "돌이킬수 없는 불행을 자초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해산을 종용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 관영매체 광부난동 보도하지 않는등 위압적 분위기가 흘러 ***
부쿠레슈티 서남쪽 4백15km의 티미쇼아라에서도 이날 3천여명이 중심가에
모여 지난해 12월 차우셰스쿠 타도 당시 희생된 민주인사를 추모하는 집회를
가졌다.
목격자들은 시위가 재개된 곳마다 무장군경이 배치됐으나 이렇다할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부쿠레슈티는 이날 앞서 이른바 "치안유지"를 위해 대거 입경했던
광부들이 모두 빠져 나감에 따라 상가가 문을 여는등 외형상으로는 정상을
회복했으나 야당지가 여전히 발행되지 않고 있으며 관영매체도 광부 난동을
일체 보도하지 않는등 위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루마니아정부는 지난 13일 군병력과 시위대가 유혈충돌을 벌인이후
지금까지 모두 6명이 숨지고 중상자 7명을 비롯, 5백2명이 다쳤다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