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영수가 엊그제 만났고, 임시국회가 오늘 시작된다.
경제개편이후 우리정치가 파행을 면하지 못하고 있었던 만큼
16일 영수회담에서 여야관계가 안정적으로 정립되고 그것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러 현안의 해결이라는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민자당출범이후 우리정치는 한마디로 장기표류하고 있다.
그것은 또 정치불신을 가속화해 한때는 대통령과 야당지도자의 지지율을
합쳐도 30%를 넘지못하는 정치자체의 불신사태를 빚기도했다.
이것이 바로 한국정치의 현주소다.
이런 정치불신은 경기침체와 연결되면서 사회에 이른바 총체적 난국을
조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이번 영수회담과 임시국회에 거는 기대가
큰것은 무엇보다 한소정상회담을 피크로한 일련의 한반도 정세변화가
우리 정치를 정신차리게 해서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과 나라의
장래를 위한 정치의 틀을 만드는 계기가 될수 있을지 모른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사회주의권의 중앙지령식 통제경제가 동맥경화에 걸려
수명을 다하고 있는것을 보고 있다.
북한은 개인숭배와 반외세캠페인으로 연명을 하고 있지만 그대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과 접근해야 하는 저들의 상황에서 반외세를 구성원리로
하는 정치가 그대로 존속할수는 없다.
통제경제는 이제 오래되면 될수록 효율이 떨이진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경제의 북방지향을 시대의 과제라고 규정하려는것은 냉전이후 아시아/
태평양지역경제가 냉전의 와해와 더불어 모습을 달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벌써부터 미국/일본/한국 교역시스템이 무역마찰로 더이상
커지기는 어려워져서, 큰 전환이 예고되고 있어왔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일, 대미교역을 중심으로 구성된 우리 경제도
장기적으로는 북방을 탈출구로 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객관적 상황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싫든 좋든 방향전환을 하지 않을수
없는 이런 상황은 정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요즘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한반도교차승인이 그한 예다.
확실히 교차승인은 70년대초의 키신저나 80년대초의 브레진스키가 구상할
때는 한반도를 영구분단한다는 우려의 측면이 없지않았다.
기본적으로 이번 여야영수회담이나 또 임시국회에 걸린 여러 정치현안의
근본문제는 사실 여기에 걸려 있다.
초당외교에 합의하면서도 국내문제에 이견을 보였다는 노-김회담도
이런 방향전환을 여야가 각기의 입장에 따라 어떻게 여과하고 있는가하는
고민을 보여주고 있는것 뿐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보안법 안기부법 경찰중립화법 남북교류
촉진법 국군조직법, 어느것 하나 탈냉전과 관련이 안된 것이 없다.
문제는 정통성문제와 후계문제를 놓고 다람쥐 쳇바퀴돌듯 파워 게임을
일삼는 냉전하 권력정치의 관행을 누가 먼저 부수고 나오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래도 권력을 가진 여당쪽이 이니셔티브를 잡기가
수월할 것이다.
사회의 민주화를 선별하고 나서면 내각책임문제나 지자제문제는 물론
남/북한관계에서도 강력한 이니셔티브를 잡을수 있는 기회가 지금이다.
그런 시각이라면 모처럼의 국회가 또다시 정치를 위한 정치로 난삽해지는
일도 물론 피할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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