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거론되고 있는 소련과의 청산계정을 통한
무역결제및 구상 무역은 그 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대소 경협-금융지원 선별 추진을 ***
지난 5월 소련및 동구권을 다녀온 소/구극 금융조사단(단장 이선호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연구소장)은 12일 "소련의 최근 금융및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소련이 외환부족사태에 따른 대외지급
지연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고 무역및 금융전문가가 거의 없으며
IMF(국제통화기금)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청산계정을 통한 무역대금
결제및 구상무역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조사단은 정부당국에 제출한 이 보고서에서 특히 소련이 사회주의
국가및 일부 개발도상국과 청산계정을 통한 무역결제를 실시해 왔으나
오는 7월 동독을 시작으로 이들 국가와의 무역대금을 점차 경화(달러화
등 국제결제통화)로 결제하고 청산계정을 통한 무역결제는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소련의 총회채 5백18억 달러 ***
보고서는 소련의 총외채는 작년말 현재 5백18억달러(경화외채는 2백70억
달러)이며 대서방 결제지연규모가 15억-20억달러에 달하는 등 심각한 외환
부족사태에 빠져 있다고 밝히고 특히 소련에는 현재 1만5천개의 수출입
업체가 난립, 은행과 외화계정을 유지하고 있어 외화계정 관리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대소금융지원도 선별적으로 신중히 추진해야 하며 다만
한/소수교문제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한/소 양국간의 경제
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선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조사단은 그러나 소련의 외환은행격인 대외경제은행이 지급보증한
무역거래에 있어서는 대금 지급이 지연된 것이 아직 한건도 없었다고
밝히고 소련과 거래할 때에는 최소한 소련대외경제은행의 지급보증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조사단은 특히 수출보험 인수문제와 관련, 소련의 대외지급및
외환을 독점관리하고 있는 대외경제은행이 최근 삼성물산에 대한 소련
수입업자의 채무해결방안으로 거액의 차관을 요청하는 등 소련의 외환
사정이 극히 악화된 상태이므로 소련과의 거래형태를 L/C(신용장)거래로
유지하든지 아니면 대외경제은행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지불보증을 받도록
하여 조건부 수출보험지원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소련에 4천7백만달러 상당의 철강을 수출하고 이중
1천만달러의 대금만 받고 나머지 3천7백만달러는 받지 못하고 있는데
소련측은 이를 차관으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단은 또 외국은행의 소련내 지점설치는 불가능하며 단지 사무소
설치만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소련중앙은행은 한국수출입은행이 소련에
사무소 설치를 희망할 경우 이를 호의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