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8일 발표한 "89년 기업경영분석"은 올해까지 2년째 계속되고 있는
한국경제의 침체가 마이크로 부문인 기업경영에 어떻게 투영돼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국 1만5천4백75개 기업을 모집단으로 삼아 2천1백13개 기업을 표본 조사한
한은의 분석은 제조업체들의 외형/수익률이 동반해서 80년대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최악의 경영상태에 직면했음을 나타냈다.
외형을 가늠하는 제조업 매출액의 전년대비 증가율이 88년의 15.8%에서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7.0%로 하락했는가 하면 매출액 경상이익률도 4.1%
에서 2.5%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는 경제성장의 원동력부문인 제조업의 이러한 부진때문에 89년에 총량
지표로서의 GNP성장률이 8년만의 최저수준인 6.78%로 수직하락될 수 밖에
없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속에서도 내수분야는 호황을 반영, 15.7%의 매출증가율을 나타냈다는
것은 수출부진을 커버하기 위한 기업의 자구적 노력의 결과다.
내수의 이같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매출 성장률이 전년의 절반
이하의 저수준이었다는 것은 매출증가율이 6.2%나 떨어진 수출부진이 전체
매출성장의 가장 큰 압박요인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금융비용과 인건비의 증가가 수출 및 제조업부진에 결정적인
코스트부담 요인이 됐다는 사실이다.
매출액대비 금융비용비율은 4.6%에서 5.1%로 지난 85년이래 가장 고율인데다
1인당 인건비상승률이 24.9%로 노동생산성 증가율(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증가율) 19.4%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가지 기이한 것은 제조업의 재무구조가 영업실적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비율이 88년의 25.3%에서 28.2%로 높아진 것이다.
이것이 영업이익에서 나온 잉여금이 아님은 물론이다.
부동산 값의 상승을 반영한 자산재평가로 생긴 자본잉여금이므로 경영개선
결과로 생긴 자기자본비율의 증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노동분배율은 기업의 경제활동성과가 얼마만큼 근로자에 분배돼 있는가를
표시한다.
기업은 노동자에게 분배한 나머지를 자본의 몫으로 받고 설비투자등에 배정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은 노사관계의 상태와 동시에 기업의 투자
행동을 표시하는 지표다.
노동소득분배율이 80년(51%)이래 최고수준이라는 것은 그만큼 근로자들의
명목소득이 증가됐음을 의마하지만 아직은 구미나 일본 수준에는 못미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1/4분기 경제실적은 다행히도 제조업성장률이 89년 같은 기간의
1.8%에서 7.1%로 상승하는 개선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원화절하가 수출에 유리할 정도로 진전돼 왔고 임금인상과
노사분규도 89년에 비해 상당히 자제되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투기의 반성을 계기로 기술의 연구개발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의 의욕과 경영방침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같은 제조업/수출의 상승조짐 및 기업들의 새로운 움직임이
퇴영적인 ''89년기업경영''의 구각을 탈피하는 한국경제의 재출발로 이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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