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데 있어 박철언 전정무장관이 막후역할을 했다
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오자 민자당 김영삼대표위원의 측근들은 "왜 엉뚱한
보도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매우 못마땅해 하면서 나름대로 성사의 배경을
설명.
김대표의 측근인 김덕룡의원은 1일상오 김대표와 만난뒤 "일본밀사 세지마
씨가 아키히토일왕의 사과문안을 절충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지난달 22일
전직정부수반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던 고르바초프의 외교고문 도브리닌
전주미소련대사가 노태우대통령을 비밀리에 면담, 한소정상회담 용의를
밝히는 고르바초프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그 이후부터 노재봉대통령비서실장
이 맡아서 뛴 것으로 안다"며 박전장관의 막후역할설을 일축.
김의원은 또 "김대표가 지난 3월 소련을 방문했을때 수교와 정상회담을
연내에 추진한다는 합의가 있었으며 연내정상회담이 이뤄진다는 얘기는 김
대표가 당시 노대통령에게 보고한바 있다"고 말해 김대표가 이번 정상회담
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애써 강조하려는 모습.
이에 반해 김종필최고위원은 "이번 정상회담은 노대통령 자신이 챙긴 것"
이라며 은근히 김대표와 박철언전장관의 기여도를 동시에 평가절하.
또 김윤환정무장관은 "김대표와 박장관도 기반을 닦는데는 큰 기여를 한
것이 분명하나 이번에는 결정적 역할을 한것 같지는 않다"며 "특정인의 역할
이라기보다 여러사람의 외교적 노력의 결집이라고 할수 있다"고 설명.
특히 민정계의 일각에서는 김대표가 "혼자 큰 역할을 한듯 자화자찬을
한다"고 비아냥거리는가 하면 박전장관 주변에서는 박씨의 기여도를 은근히
비치고 있어 한소정상회담의 성사를 에워싼 여권내 공다툼의 일면을 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