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내 한국종합전시장에서 개막된
"소련상품 전시회"에는 이미 1천5백여명의 국내 기업체 관계자들이 참관하는
등 큰 성황을 이루고 있다.
*** 중소기업 차원의 교역확대 기반 마련할 듯 ***
50여개의 소련업체들이 식료품과 소련의 각종 토산품에서부터 전자제품과
중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들을 전시하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지금
까지 한-소교역을 주도해온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무역업체들의 관심도가
특히 높아 앞으로 한-소교역이 중소기업들로 대거 확대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소련전시관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품목은
도자기류와 주류등 소비제품과 기계류, 그리고 소련의 특허관리공단인 라이
센싱토르그가 내놓고 있는 기초과학분야의 신발명품 및 특허품목들로나타
났다.
*** 도자기 / 주류등 관심 끌어...예약 경쟁사태 ***
주전자, 항아리등을 전시하고 있는 도자기코너에는 수입상사와 일반
관람객등 하루 약 2백-3백여명의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고 이 가운데 1백여명
은 오는 3일 전시회가 폐막되면 전시품들을 사겠다고 나서 예약경쟁을
벌이고 있다.
소련의 대표 술인 보드카에 대한 관심도 드높아 하루 3백여명이 주류코너
를 찾아 보드카를 시음하고 있으며 고려무역, 팜코, 북방통상등 국내
보드카 판매업체들은 이번 전시회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보드카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 기계류, 품질은 떨어져도 가격조건 좋아 ***
기계류의 경우 소련제품의 품질이 비교적 떨어지는 편이지만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높아 국내업체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우랄머신, 머시노익스포트등의 중장비 전시코너에는 국내 대기업들과
철도청, 한전 관계자들까지 찾아와 상담을 벌이고 있어 곧 우리나라에도
소련제 포크레인이나 불도저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주물류의 국내 대리점 계약을 소련측에 신청해 놓은 수입업체인 수요미상사
대표 권모씨는 "소련산 주물류는 현재 국내 수입품의 대종을 이루고 있는
일본산에 비해 품질면에서 다소 떨어지나 가격이 20% 이상 싼 잇점이 있다"
며 "소련측은 주물류 판매에 대한 결제방식으로 한국산 전자제품, 소비재
등을 제공하는 구상무역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900여종 기초과학 특허목록 불티나 ***
라이센싱토르그가 전시하고 있는 9백여종의 기초과학 특허목록에도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돼 특허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9백개의 전 특허
품목 리스트를 모두 구입해간 업체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피류를 전시하고 있는 노보익스포트사는 한국의 모피 사절단이 오는
7월14일부터 27일까지 레닌그라드 모피전시회를 방문, 소련산 모피 구매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전자제품 / 식품류는 외면당해 ***
그러나 전자제품, 식품류 등에 대한 인기도는 매우 낮아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소련의 가장 큰 냉장고 메이커인 아트랜트사의 한 관계자는 "아트랜트사의
제품이 현재 유럽 전지역등 세계 30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나 한국산에 비하면
디자인이나 품질 등 모든 면에서 뒤지고 있어 한국시장을 뚫기는 거의 불가능
할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또 식품류 전시코너의 한 관계자도 "약초류를 제외하고는 한국산과 품질
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아 한국시장 공략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가격이
싸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