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방일때 "금세기의 한 시기에 (한일) 양국간에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고 히로히토 일왕의 발언은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일본 총리에 의해 최종 문안이 확정됐던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이날 이원경 주일대사와의 회담이 끝난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같이 밝혔다.
나카소네씨의 설명에 따르면 노태우 대통령 방일을 두러싸고 아키히토
국왕의 발언 내용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시 전대통령
방일때도 히로히토 국왕의 사죄 발언을 어떤 표현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외무성과 궁내청등 관련 부처의 의견이 엇갈려 논의가 가열됐다.
이 때문에 총리관저를 중심으로 국왕이 과거 다른 외국에 대해 어떤 표현을
했는지를 참고로 문안 조정을 추진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나카소네 총리가
"전두환 대통령은 정치생명을 걸고 일본을 방문하는 만큼 김포공항에 돌아
갔을때 한국 국민이 기뻐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 "표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내게 일임해 달라"고 제의해 양해를 받아 문안을 확정
했다는 것이다.
나카소네씨는 그렇다면 "국왕의 말씀은 전두환 전대통령 방일때의 표현으로
결말이 났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시대의 흐름을 소화해 가는 것이 정치"라는
말로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