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6일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일본정부와 자민당이
우리측이 요구하고 있는 한일간의 불행했던 과거사에 대한 일왕의 사과
문제로 다시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데 따라 노대통령 방일때 일왕의
분명하고 구체적인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우리측의 입장을 관철해 나가기로
했다.
*** 가이후 일총리 대리사과 불가입장 ***
그러나 정부는 일본측이 끝까지 일왕의 사과수준을 지난 84년 유감
표명수준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할 경우 양국관계의 장래와
국민적인 감정등을 감안, 노대통령의 방일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없지않아
이 문제에 대한 일본측과의 절충여부가 크게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이원경 주일대사와 노대통령의 방일일정문제등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14일 일본에 간 김정기 외무부아주국장에게 긴급훈령을
보내 이같은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 청와대측 야나기대사에 유감 전달 ***
이와관련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은 이날 하오 노대통령의 방일
준비를 위해 일시 귀국하기 앞서 인사차 방문한 야나기 겐이치 주한일
대사에게 일본정부와 자민당이 취하고 있는 일왕사과요구에 대한 거부태도는
매우 유감된 일이며 노대통령의 방일과 한일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일본측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이 문제와 관련 노태우대통령은 이날 하오 청와대에서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김종필 박태준 최고위원과 회동을 하는 자리에서 "대일
현안은 마지막 순간까지 끈질기게 협의를 하게 될것"이라고 말해 일왕의
사과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외교채널로 해결 안되면 정치적 판단 ***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날 "노대통령 방일시 아키히토 일왕이 과거
일제의 식민통치에 대한 직접적이고 명백한 사과와 함께 반성의 뜻을
표명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정부로서는 이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및 자민당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특히 일본이 일왕사과문제에 대해 끝까지 미온적 자세를
보일 경우의 대처방안과 관련, "현재로서는 일본측과의 교섭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모색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양국간
외교교섭을 통해서도 해결방안이 강구되지 않을 경우, 정치적인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해 노대통령의 방일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이미 외교경로를 통해 과거사청산과 21세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정립을 위해서도 일왕의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일왕을
대신해 가이후 도시키 일본총리가 구체적 사과를 하더라도 우리 국민의
고조된 감정을 무마시킬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일본측에 최종 통보하고
이같은 우리측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한-일관계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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