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은 14일 자신의 방일과 관련, 최대의 촛점이 되고 있는
"불행한 과거"에 대한 일본 국왕의 사죄문제에 대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는 분명하다"고 전제, "한국측의 입장에서 볼때 (상대방이) 사죄
했는지 아닌지가 분명치 않은 표현이라면 성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진 서울주재 일본 특파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이웃해 있는 한국 양국이 동반자로서의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면서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는 역사에서 비롯된 "사소한 장애"를 제거함으로써
구축될 수 있다고 지적, 그같이 말했다.
*** 전전대통령 방일시보다 명료한 표현의 사죄기대 ***
노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금세기초의 한 시기에 양국간에 불행한
과거가 존재했던 것은 참으로 유감이며 다시 되풀이 돼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고 히로히토 국왕의 84년 전두환 전대통령 방일시 발언보다
자신의 이번 방일에서는 보다 분명한 표현의 "사죄"가 있기를 바란다는
강한 기대의 표시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노대통령은 "이번 일본 방문을 통해 과거의 걸림돌을 청산, 양국이
진정으로 서로를 좋아하는 동반자 관계를 이룩하는 성과가 있기를 기대
한다"면서 양국이 참된 동반자가 되지 못했던 것은 역사인식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같은 차이를 없애 공통의 인식과 사고를
가짐으로써 "작은 장애"를 제거하자고 역설했다.
*** 깨끗이 사과하면 아시아 피해국의 대일본관 변화될 것 ***
노대통령은 일본이 "잘못했다. 미안하다"고 깨끗이 사과하는 아량으로
세계에 모범을 보이면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각국의 대일친도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그러나 일본측의 사과문제는 "국왕의 말씀을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 국민이 솔직한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저절로 명백해질 것"이라고 말해 이 문제를 국민차원의 상호이해를 돕는
방안의 일환으로 보고있음을 시사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아시아 지역 안전보장문제에 언급, "일본의 군사력이
미국의 군사력을 대체하려 한다면 아시아 각국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본은 경제력을 통한 간접적 방법으로
집단안보에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