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경제가 모양새를 갖추고 성장을 하려면 내수와 수출이 조화를
이루며 신장을 해야 한다고 한다.
내수의 기초가 잘 다져져 있고 수출이 잘되면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제품이 국내외에서 그만크 가격경쟁력을 갖는다.
규모의 이익의 득을 본다.
이 두요소는 상호보완의 관계도 된다.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를 부추겨 경기를 지탱하고 수출이 잘되면
되도록 내수는 끌어당겨 경기의 과열을 진정시키기도 한다.
건전한 내수기반위에 수출이 강세를 보이면 고속성장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수출이 잘안되고 내수에 너무 오래 의존하게 되면 그 경제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
우리경제는 비상식량을 너무 오래 파먹고 있다.
내수가 경제성장에 기여한 몫을 따져봐도 이치는 자명해진다.
지난 88년 우리경제가 12.4%의 고도성장을 했을때엔
수출이 차지한 몫이 5% 였다.
그 기여도가 40.5%나 된 셈이다.
이런 추세는 올들어 더 심화되고 있다.
1.4분기중 경제성장률은 7.1% (한은잠정치) 인데 비해 무역적자는
23억달러로 작년보다 훨씬 더 폭이 커졌다.
초반부터 내수라는 비상식량이 바닥을 드러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의 성장은 주로 건설붐과 과소비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건설붐은 부동산투기억제로 수그러질 것 같고 과소비는
물가불안, 사회의 거부반응등으로 꼬리를 내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위기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정부도 이런 여러가지 상황진전을 "총체적 위기"라고 인식하기
시작, "수출을 다시 살리자"는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번 개각을 계기로 환율 금리등을 조정해 나가고 수출산업에
특별설비자금지원계획도 내놓고 있다.
박필수상공장관은 일선 제조업현장을 돌면서 수출무드를 되살리는데
열성을 보인다.
그덕에 연초이래 줄어들기만 하던 수출이 4월엔
3.8% 증가를 보이기도 했다.
수출열기가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가까스로 되살아나던 수출열기는 KS 현대중공업사태를 계기로 다시
식어가고 있다.
수출을 되살리는 일은 노사화합의 바탕위에서만 가능하다.
그동안 겨우 얻어낸 빈약한 처방마저도 그 화합이 없이는
효험을 낼 수가 없다.
작업장에 안정없이는 백약이 안듣는다.
수출신장이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별 것 아니다.
상품을 잘 만들어 낮은 값을 납기에 맞추어 내주면 수출은 늘어나게
돼있다.
그중에도 작업현장에 불안이 감돌면 가장 큰 걱정이 "잘만드는"
문제다.
상품을 잘 만들어 내놓는 일은 기술이 있어야 하고 작업태도가
성실해야 한다.
노동의 질이 좋아야 된다.
기술은 과학이 뒷받침돼야 하고 연구개발투자가 뒤따라야 하므로
하루이틀에 해결되는게 아니다.
노동의 질은 더 심각하다.
그러지 않아도 자동차 전자등 기술제품을 중심으로 작년 춘투이후
저품질 높은 불량률로 국제시장에서 공신력을 잃고 있던 한국상품은
다시 한번 홍역을 치를지 모른다.
값싸게 만드는 것도 그렇다.
인건비는 어차피 다 올랐고 환율덕은 더 기대할 수 없다.
오로지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길 밖에 선택이 없다.
그것은 노사안정없이 불가능하다.
납기문제는 더 현실적이다.
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로부터 수주계약단계에 있던 1억달러 규모의
선박조건 프로젝트가 "납기지킬 전망이 없다"는 이유로 취소된 일 한가지로
짐작이 어렵지 않다.
정부는 올해수출목표를 660억달러로 잡고 있지만 무협은 그보다 25억
달러나 낮추어 보고 있다.
무역수지도 이미 1.4분기의 마이너스 23억달러를 연말까지
상쇄할 것 같지가 않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철저한 인식을 분규현장에 있는 근로자들도
함께 나눠야 한다.
그것은 기업주만의 이익이 아니다.
온 국민의 복지와 나라의 존망이 거기에 걸려있다는, 있는
그대로의 인식을 노/사/정은 물론 소비국민 모두가 함께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