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위 방송정상화안 부결되자 경찰진입 ***
서기원사장 퇴진문제를 놓고 19일째 진통을 겪어온 KBS사태는 비상대책
위의 방송정상화 결정이 사원총회의 추인을 받지 못해 자율적인 해결의 길을
찾지 못하고 30일 밤 끝내 "공권력을 통한 비정상적인 수습"이라는 방송사상
큰 불상사를 빚게 됨으로써 앞으로 많은 후유증을 안게 됐다.
*** 333명 연행 11개 경찰서서 철야조사 ***
경찰은 이날 하오 11시15분께 19개 중대 2,500여명의 병력을 동원, KBS본관
2층 로비등에서 농성을 벌이던 사원 333명을 무더기로 연행, 서울시내 노량진
경찰서등 11개경찰서에 분산수용한 뒤 철야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정/현관과 중문/지하주차장 입구등 5개의 출입구를 통해 일제히
들어가 1층 비상대책위 사무실을 수색한뒤 2층로비에서 농성중인 사원들을
에워싼채 한명씩 차례로 대기중인 전경버스에 태워 연행했다.
경찰은 이어 안동수 비대위위원장(42)등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간부들을
붙잡기 위해 본관 3층, 4층, 5층의 각 사무실 및 6층 임원실등을 모두
뒤졌으나 이들은 이미 피신한 뒤였다.
경찰은 작전을 마친뒤 본관입구, 2층 로비, 6층 사장실 입구와 국제방송센터
(IBC) 3층 보도본부입구등에 모두 4개중대를 배치한뒤 나머지 병력을 1일
새벽 1시35분께 철수시켰다.
이날 공권력 투입은 KBS 전국사원총회가 "30일 하오부터 방송을 정상화
한다"는 비대위의 28일 결정을 투표끝에 부결시킨 2시간30여분후에
이루어졌다.
*** 농성사원, 순순히 연행응해 별충돌 없어 ***
농성사원들은 경찰의 연행방침 통보에 잠시 저항하기도 했으나 비대위의
"공권력투입시 행동지침"에 따라 순순히 연행에 응함으로써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에앞서 안병욱 서울시경 2부장, 정동수 영등포경찰서장등 경찰간부들은
사원총회의 투표결과가 전해진 하오 9시께부터 영등포경찰서 광장파출소에서
공권력투입에 따른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종국 서울시경국장은 하오 10시25분께 지휘소(CP)가 설치된 여의도광장
새마을봉사대 본부건물에 들러 10여분간 작전보고를 받은뒤 KBS본관주변의
병력배치 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경찰은 "지난 28일 공보처장관이 내무부장관에게 불법농성중인 사원들을
의법조치하고 KBS내 중요시설을 보호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병력투입
이유를 밝혔다.
경찰의 이날 작전에는 모두 19개 중대가 동원됐으며 4개 중대는 중요시설
보호, 5개중대는 연행, 7개 중대는 외곽경계, 3개중대는 예비병력의 임무를
각각 맡았다.
경찰은 조명차 3대, 메트리스차량 4대, 앰불런스 2대, 소방차 1대등의
장비를 동원했으며 최루탄과 사과탄등 시위 진압장비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에앞서 "KBS전국사원총회"는 비대위의 결정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
투표자 3,839명중 반대 2,408, 찬성 1,404, 무효 13, 기권 14등의 압도적
표차로 비대위의 결정을 부결시켰다.
이날 사원총회에는 서사장과 본부장등 간부, 휴직중인 사원 15명을 제외한
대상자 6,922명중 55.4%가 참여했으며 투표자중 2,918명은 본사, 921명은
지방방송국 사원이었다.
비대위측은 당초 전국 사원총회에서 방송정상화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투표 추인"에 실패했다.
*** 서사장 회견 통해 착잡한 심정 밝히기도 ***
서사장은 공권력이 투입된 직후인 하오 11시30분께 회사로 출근, 6층
귀빈실에서 박성범 보도본부장등 간부들과 방송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한편 MBC노조는 이날밤 자정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지난 25일 결정한 "KBS
공권력 투입시 전면 제작거부" 방침에 따라 1일 상오 10시 ''KBS공권력 난입
규탄대회''를 가진다음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
언노련과 CBS노조도 1일 상오 긴급회의를 갖고 동맹제작거부 돌입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공권력투입에 따른 KBS사태 파문은 새로운 국면으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