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원 비상대책위(위원장 안동수.42)는 30일 하오2시 전체사원 총회를
열어 비대위의 방송정상화 결정에 대한 최종 추인을 받는대로 20여일간의
제작거부 행위를 풀고 정상적인 방송활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에앞서 KBS비대위는 공권력이 투입되기 직전인 지난 28일하오, 30일부터
조건없이 KBS방송을 정상화하기로 결의함으로써 KBS사태는 파행운행 17일만에
극적으로 해결의 돌파구를 찾게 됐다.
안위원장은 이날 김용갑전총무처장관과 4시간30분에 걸친 비밀협상을
마친뒤 하오5시께 기자회견을 갖고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통해 "KBS비대위는
4월30일부터 방송을 정상화히고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표면적으로는 서기원사장과의 노사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방송제작거부에 돌입했던 그동안의 행동을 비대위가 독자적으로 철회하는
형식으로"방송정상화를 결정했다.
** 서사장퇴진엔 강경입장고수 방침 **
안위원장은 "KBS의 방송정상화 결정은 방송정상화에 대한 "KBS지키기
시민의 모임"의 거듭된 충고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서사장최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강경투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위원장은 방송정상화 조건으로 노사간의 합의문서나 구두합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대해 일체 밝히지 않았으며 김전총무처장관도
개인자격이라고만 말할뿐 자신이 왜 KBS사태의 중재에 나서게 됐는지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 김용갑 전총무처장관의 중재로 성사 **
안위원장은 이날 낮 12시30분부터 KBS본관 사장실옆 6층귀빈실에서
고범중 사무처장등 비대위간부 5명, 권영길 언노련위원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전총무처장관과 마라톤협상을 가진끝에 발표문을 발표하게 됐다.
김전장관은 비대위간부와의 면담에서 "방송을 우선 정상화하면 서기원
사장의 퇴진을 빠른 시일내에 매듭 짓도록 하겠으니 믿어달라"고 밝혔으며
비대위는 김정장관의 이같은 제의를 받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전장관은 자신이 중재를 하게 된 동기에 대해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시절에 겪은 87년 6월의 상황과 비슷한 국가적 위기가 닥칠 것을 우려해
비록 직위는 아무것도 없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구국적 차원에서 발벗고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의 한 측근은 그러나 "김전장관은 사원들이 일단 방송을 정상화하면
서사장을 빠른 시일내에 퇴진시킨다는 약속을 정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받은 것으로안다"고 밝혔다.
김전장관은 이날 회의도중 여러차례 사장비서실과 박성범보도본부장실을
드나들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사원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고위층의 약속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공보처, 김씨 중재 정부와 무관 강조 **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사장실에 머물러있던 서사장측은 최병열공보처
장관의 코멘트임을 전제, "김용갑씨는 중재노력과 관련, 공보처장관이나
정부와는 어떤 협의도 없었으며 묵시적 지원도 없었다. 또한 정부는 서사장
퇴진문제와 관련한 김씨의 어떤 약속이나 보장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적힌 쪽지를 보도진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한편 2층로비에서 농성중이던 사원 2,000여명은 비대위의 이같은 결정이
전해지자 "서사장 퇴진없는 방송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며 한때 집단적인
항의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비대위는 지방방송국 사원들이 대부분 참석하지 못하는등 28일 전체
사원총회를 열기에는 현 인원이 의사 정족수에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 30일
전체사원 총회를 열어 비대위의 방송정상화 결정에 대한 최종 추인을
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