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는 증권사의 증시안정기금 조성 방침에도 불구, 주가가 사상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하는등 붕락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주가가 확인되지 않은 풍문에 따라 수직으로 급상승을 거듭하는 심한
"널뛰기 장세"를 보여 투자심리가 폭발직전의 불안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해 줬다.
주가폭락에 항의하는 투자자들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점차
격렬한 양상을 보여 증시침체가 앞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질 것으로 우려
되고 있다.
지난주 주가는 주초부터 하락세로 출발, 주중반인 25일까지 3일동안 연일
내리막길을 달려 종합주가지수가 770대에서 750대로 밀려났으며 거래량도
올들어 최저치인 460만주를 기록하는등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정부가 증시부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KBS와 울산 현대중공업의 노사분규가 점차 악화
되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26일에는 증권사 사장단이 2조원규모의 증시안정기금을 마련키로 함에 따라
주가가 다소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뜻밖의 대폭락세를 나타내
종합주가지수 낙폭이 증시사상 최대인 28.96포인트에 달하는등 약세장이
이어졌다.
더욱이 이날에는 그동안 미수금 발생을 촉발시켰던 위탁증거금 및 신용
증거보증금의 대용증권 대납비율이 종전 40%에서 20%로 축소됨에 따라 일시에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주가폭락을 재촉했는데 지난 79년 10월27일 이후
처음으로 상승종목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등 각종 시장지표가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음날인 27일에도 전장동안 폭락세를 이어가던 주가가 후장부터 대통령의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한 긴급명령권 발동설과 증시부양책 마련 지시설등 각종
풍문으로 폭등세로 돌아서 종합주가지수가 22.75포인트나 뛰어 올라 750선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주말인 28일에는 전일의 청와대 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가 증시
부양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밝히는등 그동안의 각종 호재성 풍문이 사실
무근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 종목에 무차별 투매가 빚어져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28.49포인트나 폭락, 사상 최대의 낙폭인 지난 26일의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
주후반부터 대부분의 종목이 하한가로 떨어지는등 폭락세를 보였는데
그동안 낙폭이 컸던 금융주와 조립금속등 대형주보다는 섬유와 의복등 내수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
한편 주말(28일)의 종합주가지수는 전일에 비해 28.49포인트 떨어진
720.37을 기록했으며 거래량은 올들어 최저치인 391만주, 거래대금은 622억
1,300만원이었다.
투매현상으로 가격제한폭까지 밀리는 종목이 속출하면서 하락종목이 하한가
417개를 비롯한 741개에 이르고 기세종목도 126개에 달했다.
오른 종목은 상한가 1개등 7개, 보합종목은 13개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