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들어 물가가 완전히 고삐가 풀린 듯 계속 큰 폭으로 치솟고 있어
물가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경제기획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4개월반동안
소비자물가는 4.7%나 상승, 올해 물가억제목표 하한선인 5%에 육박하고
있다.
이같은 상승률은 작년 1-4월중의 1.6%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수준일
뿐 아니라 지난 81년 1-4월에 5.3% 오른 이후 9년만의 최고 기록이다.
이러한 물가급등 추세로 미루어 정부가 설정한 금년도 소비자물가 상승
억제선 5-7%의 붕괴는 이미 "기정사실화" 됐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올들어 이처럼 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크게 보아 최근
수년간의 근로자 임금상승과 농산물 수매가격 인상, 소득증대등이 기업의
생산원가 상승 및 소비수요 증가 압박으로 작용해온데다 부동산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전/월세등 임대료 폭등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민의 복지수유 증가에 따라 조정이 불가피했던
학교납입금, 의료보험수가등 공공요금의 인상이 연초에 집중적으로
이루어 졌고 인건비와 임대료상승등을 이유로 각종 학원비, 외식비등
개인서비스요금이 계속 오르고 있으며 작년 하반기중 비교적
안정되었던 돼지고기등 농축산물 가격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난 15일 현재 품목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축산물이
가장 높은 평균 15.2%를 기록했고 그 다음으로 <>개인서비스요금이 9.5%
<>공공요금 6.1% <>농산물 5.4% <>집세가 4.7% 올랐다.
축산물중 돼지고기는 무려 44%나 올라 상승폭이 제일 크며 가정부임금이
22.4%, 시내전화요금 14.8%, 정부미 12.1%, 납입금이 10.1%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들 품목의 가격상승을 가중치를 감안한 소비자물가상승 기여도로
환산하면 올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 4.7% 가운데 공공요금이 1.25%
포인트의 기여도를 나타내 공고요금의 인상이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그 다음이 농산물 1% 포인트, 개인서비스요금 0.78% 포인트, 축산물
0.76% 포인트, 공산품 0.40% 포인트, 집세 0.38% 포인트, 수산물 0.10%
포인트등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일 하오 이같은 물가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기료, 전화료,
도시가스료등 일부 공공요금의 인하와 정부미 방출 확대, 재정긴축,
건자재 수입확대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전기료와 전화료, 도시가스요금등 공공요금의경우 물가가중치가
크기 때문에 이번 인하조치가 물가안정에 상당히 기여하고 소비자들의
물가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또 정부미 방출량을 확대함으로써 물가안정은 물론 도시서민의 생활안정
효과가 크게 나타날 전망이며 쇠고기등 축산물과 건축자재 수급대책도
모두 시급히 취했어야 할 정책들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최근의 통화팽창이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불요불급한 비용지출의 억제, 주요 정부사업의 우선순위
조정, 대규모 투자사업의 시행시기 연기등을 통해 올해 추경예산과
내년 본예산을 긴축운용함으로써 물가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공공요금의 인하조치등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이 주효한다면 5월을
고비로 물가의 오름세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
그러나 현재의 물가관리여건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총통화의 경우 정부부문과 해외부문의 환수에도 불구하고 시중
자금수요 증가로 민간부문의 통화산초요인이 상존하고 있고 생산부문에
공급된 자금도 금융기관으로 환류되지 못할 경우 단기부동자금화할
우려도 있다.
이들 대기성자금이 증시의 침체에 따라 제도금융권을 이탈하여 투기
자금화할 경우 물가불안을 부추길 가능성이 많다.
또 소득수준이 높아진데다 불로소득, 과소비풍조의 영향으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GNP (국민총생산)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민주화과정에서 아직도 각계 각층의 소득보상욕구가
내연하고 있는 반면 부동산가격은 계속 치솟고 있어 물가 급등세를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의 물가불안, 부동산투기, 임대료상승등이 금년도 임금교섭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다 임금교섭 선도그룹인
대기업의 임금협상 타결률이 부진한 것도 물가불안의 요인으로
적용하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은 일단 안정세가 예상되나 원화의 절하추세로 수입가격의
상승이 우려되고 있고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등의 상승을 이유로
설비수리비와 외식비등 개인서비스요금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철도, 지하철, 상수도, 시내버스, 고속버스요금등
일부 공공요금은 수년동안 인상요인이 누적돼 있는 실정이고 건설경기의
활황은 건자재값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요인들을 총체적으로 감안할 때 올해 소비자물가는 연말에
이르러 줄잡아 10% 선까지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