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800선이 무너졌다.
증시안에서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고 이
분위기는 언론에 그대로 전해져 "증시공황우려"로 대서특필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날 당정회의에서 재무부는 "증시는 시장의 자율조정기능에
정부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우선 재무부쪽의 판단을 보면 "현재 증시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자체의 자율조정능력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본다" "각종 경기지수들이
호전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2/4분기 이후에는 증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재무부의 "감각"에는 몇가지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
일본 미국과는 달리 정부가 정해준 상/하한가제도로 등락폭이 제한되어
있는 우리 주식시장에서는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개념, 또 그것이 800선에서
700선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갖는 충격은 굉장하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주가가 대폭락하는 것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재무부측 표현대로하면 "시장의 자율조정능력의 회복"이 치명타를
받기 때문에 그렇다.
........ 중 략 ..........
이미 약세국면이 1년이상 진행되었고 이번에 800선이 깨진 것은 증시
내부의 충격일뿐 아니라 우리 경제사회의 충격이다.
최근들어 투신사들에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규모가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늘고 있다.
올들어 1조8,500억원 규모라고 한다.
12.12부양때 투신사들이 동원되었고 그뒤 주가가 계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제 투신사들이 자금이 달려 보유주의 대량 매각이 불가피한 지경에
있고 보면 이들 주식이 시장에 쏟아져 나와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공항
사태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엄청난 평가손을 안고 있는 이들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내놓지 못하도록
억지로 붙잡아 맨다고 하더라도 주가가 지난 1년 20%나 빠져 대부분
투자액의 40~50%의 손해를 본채 폭락장속에 묶여 있는 일반투자자들의
문제도 그래도 사회문제고 정치문제다.
정부는 지금 경제정책이 확대균형의 방향으로 선회했고 각종 경제지표도
호전되고 있기 때문에 주가의 회복은 시간문제라고 보는것 같다.
그러나 만약 증시를 이대로 방치하면 그것은 정부의 확대균형정책에
넘을 수 없는 벽이 되고 말것이다.
주식시장이 붕괴현상을 계속해서 실명제파동으로 난기류에 빠진
자본시장에 또한번 충격을 주면 정부는 새로운 재정정책 산업정책을
펴보기도 전에 전반적인 위기관리에 허덕이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정부정책이 경제현실에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을 우리는
깊이 우려하고 있다.
규모에서나,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나 우리 증시는 전과
다르다.
더욱이 이같은 "새로운 증시"가 처음 맞는 약세국면이다.
정부의 대응정책엔 안역하고 시대착오적이 되기 시운 요소가 도처에
잠복해 있다.
지금이라도 재무부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역량을 여기 집중하고 다시
민간부문의 지혜를 모아서 증시를 "정상화" 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의 판단대로 경제정책기조가 바뀌었기 때문에 새로 지정된
기관투자가들을 증시로 끌어 들이는 구체적 조치와 거래세인하등 몇가지
부양의지를 보이면 그것이 증시의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의 계기가
되어 증시가 조만간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