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경제와 사회는 안정을 잃고 있다.
국제수지는 적자로 반전, 외채가 다시 늘어나고 있고 물가는 뛰고 있다.
오르는 전세값을 마련못해 목숨을 버리는 서글픈 일이 또한 벌어지고 있고
살인 강도등 너무나 비인간적으로 저질러지는 일들을 어쩔수 없는 사회의
병폐쯤으로 체념할 정도로 우리의 감각은 무뎌져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바로 잡는 기틀은 정치가 모든 것을 푸는 만능은 아니나
국민을 안심하고 살수 있게 해주는 틀은 역시 정치다.
그런데 정치판이 상식을 벗어나고 국민들을 오히려 불안하게 한다면 이
나라는 어디로 가는가.
정치에 대한 국민의 환멸을 키워주는 정치판의 저질적 소란의 연속으로는
정치자체는 물론 우리가 겪고 있는 온갖 갈등을 풀어갈 수가 없다.
지난 4월초 실시되었던 보궐선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겨 주었는가.
정치판은 으레 그럴수 밖에 없다는 지난날의 자포자기적 생각을 더욱 뿌리
내리게 했을 뿐이다.
돈봉투가 오고가고 폭력이 예사로 행사되는 선거를 우리는 무엇때문에
치러야 하는지 자문하면서 결국 허무감에 빠진다.
외교가 한건주의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익이 무엇인가를 철저히 생각하지 않는다면 외교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또 우리의 모습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비쳐질 것인가.
민주정치가 아무리 국민의 인기를 의식해야 하는 제도라고 해도 겸손과
신중함 없이 무조건 제자랑만 앞세우는 인물이 용납되어선 안된다.
우리는 민자당의 이번 내분이 집권여당을 책임있는 정당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어차피 집권당은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의무가 있으며 그렇지 못할
때에는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되어 있다.
지난번 보선에서 민자당은 스스로 패배했다고 하면서도 진정으로 자성의
빛을 보이지는 않았다.
비온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행동으로 나타나기를 촉구해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