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정부는 지난해 12월의 쿠데타발발로 인한 정정불안을 어느 정도
잡아가고 있는 듯이 보이나 경제부문, 특히 통화사이드에서는 여전히 혼미
를 거듭하고 있다고 29일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보도했다.
필리핀정부는 지난해 체결된 외채구조조정협정의 일환으로 3월말까지는
IMF와 합의한 통화감축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아래 최근들어 지불준비율을
인상시키는등 긴축통화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코라손 대통령은 통화팽창을 흡수시켜 페소화가치를 올리는 동시 인플레를
둔화시킬 심산으로 긴축통화정책을 펼쳤으나 이같은 움직임은 당초 의도와는
달리 대출금리를 앙등시켜 필리핀경제를 침체속으로 몰아넣는 역작용을 낳고
있다.
*** 지준율 높여 금리올라 기업자금 경색 ***
지난 21일 필리핀중앙은행은 상업은행지준율을 1%포인트, 저축은행지준율을
7%포인트 각각 올려 모두 21%로 하는 지준율인상조치를 단행했다.
이에따라 상업은행은 26일부터 새 지준율이 적용됐고 저축은행은 7개월간
의 적응기간을 받게 됐다.
이같은 필리핀중앙은행의 지준율인상조치로 통화량이 줄고 페소화가치가
상승하는 긍정효과도 나타나고는 있으나 이 보다는 통화량감소로 인한 대출
금리급등현상이 야기돼 기업들이 자금경색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23일 91일 만기의 필리핀재정증권금리는 새 지준율의 발효되기 전
보다 무려 1.5%포인트나 올라 25.4%에 달했다.
이 때문에 필리핀기업들은 자금조달수단으로 회사채발행을 손쉽게 활용할
수 없게 됐고 더구나 은행대출금리가 30%에 육박하고 있어 돈가뭄에 시달
리고 있다.
*** 페소화가치상승 단기효과에 그칠듯 ***
그동안 인플레진정을 위해 고금리정책을 펴온 필리핀정부는 이제 페소화
강세를 통해 경제성장속도를 늦추려 시도하고 있으나 강력한 페소화약세
압력에 직면, 진퇴양난에 빠졌다.
필리핀정부의 새 지준율정책이 단기적으로 페소화가치상승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필리핀은행가들은 필리핀중앙은행이 지준율인상을 통해 단기적으로 페소화
강세를 만들수 있으나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키 어렵다고 말하고 대신에 여타
아세안국가들보다 최근 15%까지 고평가된 페소화가치를 평가절하시키는
조치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