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의 기적같은 경제회복, 70년대의 석유위기극복을 통한 탄탄한 경제
안정, 최근 몇년간의 엄청난 엔고를 무릅쓴 지속적인 수출확대를 이룩하여
그 탁월한 경제운용이 국제적 명성을 얻어온 일본의 경제정책 수립가들에게
최근 시련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 타임스가 26일 도쿄발로
보도했다.
대장성 관리를 비롯한 일본정부 관료들은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해낼수 있다는 자신과 오만을 갖고 있었고 그들이 결심한 일들은
대체로 그들 생각대로 이뤄져 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후 지난 40여년간 일본관료들이 품어온 그같은 자만심이 최근의
도쿄증시파동과 엔화하락과정에서 상당히 허물어져 이들 관료가 상당히
당황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진단했다.
전후 최초로 일본관리들이 그들보다 강한 세력이 있음을 실감한 것인데
일본경제의 규모가 이제는 정부의 힘으로 마음껏 좌지우지 할수 없는
단계에 와 있으며 민간주도의 시장경제의 힘이 정부관료들의 힘보다 우위에
서 있음을 아울러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 무차별 해외투자로 내실 해쳤다 비판 ***
됴쿄증시침체, 엔화하락현상이 시작된 이래 지난 수개월간 일본정부는
증시및 엔화안정을 위해 갖은 애를 다 썼으나 증권/주식값은 20% 이상
떨어졌고 엔화도 5%이상 하락한데다 이자율마저 상당히 올라 일본경제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게 오늘의 현실이라고 타임스는 전했다.
이같은 현상때문에 일본 엘리트관료들의 권위와 공신력은 나날이 쇠락해
가고 있다는 것인데 일본 증권시장과 환율이 정부에서 손쓸수 없는 지경에
이른 배경에는 미국을 비롯한 구미 여러나라의 금융자유화 압력이 있다.
일본정부는 이들 구미 여러나라의 압력에 못이겨 그들의 방대한 금융
시장을 계속 자유화했고 자유화하다보니 정부의 힘으로는 제어할수 없을
정도로 시장질서가 변화해 버렸다는 분석이다.
일본 대장성 관리들도 "이제 우리가 하고 싶은대로 증권시장과 환율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됐다"고 시인하면서도 "금융자율화에서 얻은 이점을
감안한때 언제까지나 예전에 누리던 권한을 계속 가져 금융시장을
컨트롤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해 그들의 금융자율화가 불가피한
조치였고 금융자율화의 장/단점을 현시점에서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타임스지는 전했다.
일본증시의 혼란과 엔화하락현상의 주요 원인은 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이
"이제 일본에서 돈놀이를 하는 것보다는 외국에 나가 자금을 운용하는 편이
이득"이라고 널리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기관투자가들이 한꺼번에 엔화를 팔고 달러를 대량 매입하고 있어 엔화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이들 기관투자가가 도쿄증시를 떠나고 있기때문에
도쿄증시가 활기를 잃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일본정부는 대미무역흑자를 줄이는 몇가지 방안, 예컨대 미국산
대형컴퓨터구입, 비군사용 위성구입, 일부 농산물시장 개방을 약속하면서
엔화의 안정에 협조해 줄것을 간청하고 있다.
그러나 엔화의 안정, 도쿄증시의 안정은 그렇게 쉽사리 이뤄질것 같지
않다는게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 이유는 최근 10여년간 너무나 많은 일본돈이 해외로 흘러갔기 때문.
일본기업들의 해외투자는 이제까지 미덕으로 믿어져 왔고 일본경제의
성공으로 간주돼 왔으나 이제는 지나친 해외투자가 결과적으로 일본경제의
내실을 해치고 말았다는 비난이 일기 시작했다.
이유야 어쨌든 일본의 금융자유화는 시위를 떠난 화살이 되었고 경제현실은
냉엄한 것이어서 일본정부관리나 시장관계자들 모두 냉엄한 현실에 대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타임스지는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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