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갑구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청지권을 긴장시켰던
정호용 전의원이 후보등록 열흘만인 26일 "후보사퇴"를 밝힘으로써
그동안 3당통합후의 여권을 곤혹스럽게 했던 "TK목장의 결투"는
불발됐다.
정후보는 합동유세 하루전인 24일 저녁 상경, 노태우 대통령과
직접면담을 갖고 25일 낮 대구에 내려와 후보사퇴의사를 밝히고
합동유세에 불참, 부인 김숙환씨의 자살기도소동까지 일으켰던
정호용씨 출마파문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정후보사퇴의사 표명과 선거사무실>
정씨가 사실상 후보사퇴를 밝힌 25일낮 그의 선거사무실은 기자들이
몰려오고 그의 선거운동원이 "정호용사퇴 결사반대"를 외치는가 하면
청년지지자들이 기물을 파손하는등 한때 아수라장.
정씨는 이날 낮 12시45분께 부인 김숙환씨와 함께 평리동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실에 도착, 측근들을 불러 50분간 대책회의를 가진뒤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의 사퇴의사를 표명.
정씨의 얼굴은 석고처럼 굳어있었고 김씨는 시종 울먹이듯한 표정
이었으며 사무실에 도착했을때 선거운동원들이 박수로 맞이했으나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방으로 직행, 참모회의를 소집.
약50분간의 대책회의를 마친뒤 기자들과 접한 정씨는 한동안 입을
굳게 다물고는 무언가 적어놓은 메모지를 한동안 들여다 본뒤
"서울에서 대통령을 뵙고 왔읍니다"라는 말로 기자들과의 대화를 시작.
정씨는 이어 "대통령으로부터 사퇴종용을 받았읍니다"라고 부언한뒤,
사퇴여부를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잠시 말을 멈추고는 "시간을
좀 달라''고 요구한뒤 "오늘 유세장에는 나갈 형편이 못된다"고 설명.
이에 기자들이 사퇴여부를 밝혀줄것을 거듭 재촉하자 정씨는
"시간을 달라. 내일아침 기자들과 다시 만나겠다"고 밝힌뒤 더이상의
언급을 회피했으며 이어 곧바로 정씨의 선거운동원들이 달려들어
정씨를 3중으로 에워싼채 기자들의 접근을 차단.
*** 민자측 환영, 타후보측 실망 비난 ***
이 과정에서 기자들과 정씨의 선거운동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일부 흥분한 정씨의 선거운동원들이 유리탁자등 사무실의 집기를
뒤엎는등 소란을 벌여 정씨의 사무실은 한때 아수라장.
이날낮 1시40분께 정씨는 청년들에 둘러 쌓인채 사무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잠적했으며 이에앞서 부인 김씨도 기자들 몰래
사무실 옆문을 통해 빠져나와 다른 승용차를 이용 역시 잠적.
한편 정씨가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하는 동안 정씨의 지지자 30여명이
선거사무실로 몰려와 정호용 후보 사퇴 결사반대를 외치면 정씨의
출마고수를 촉구.
이들은 정씨가 기자들과 만나뒤 사무실을 빠져 나가자 "정호용 사퇴
결사 반대"를 외치며 정씨를 쫓아가다 이를 저지하는 청년선거운동원들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이들중 일부가 정씨가 탄 승용차를 저지하는 바람에
부근 교통이 마비되는등 한때 소동을 빚었으나 사무실 주변에 배치되어
있던 40여명의 전경들이 사태를 수습.
정씨의 갑작스런 사퇴의사 표명으로 정후보진영은 일순간 초상집 같은
분위기로 돌변.
정씨가 사퇴의사를 표명한뒤 합동유세장에도 불참하는등 후보사퇴가
기정사실화 되자 정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은 완전히 넋이 나간채 삼삼오오
모여 지지자들의 반발등 앞으로 일어날 사태를 우려.
유세가 끝난뒤 정후보사무실로 몰려온 약 300여명의 지지자들은
사퇴이유해명을 요구하며 사무실에 걸려있는 정후보 지지벽보등을
찢는등 울분을 토하다가 약 1시간30분만인 저녁 6시께 자진 해산.
*** 신현대씨등 TK원로들 면담 주선해 ***
<정후보의 청와대방문>
정후보는 24일밤 노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후보사퇴를 최종 결심.
정후보는 24일 아침부터 합동유세준비를 이유로 하루종일 행방을
감췄는데 이날낮 금호호텔서 TK의 원로급인 신현대 전총리 김준성
전부총리 정희택 전감사원장 정대창 전대한상의회장등을 만나
거취문제를 심각하게 논의.
이자리에서 정후보는 처음 이들의 사퇴종용을 완강히 거부하기로
했으나 원로들이 마지막으로 노대통령과의 면담을 제안하자 정씨도
여기에 찬성, 노대통령과의 면담이 극적으로 이루어 졌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
정씨는 노대통령과의 면담을 결심한뒤 비산4동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던 부인 김씨에게 집으로 돌아
오도록하여 부인과 함께 이날밤 6시30분께 승용차편으로 서울로 출발.
청와대에 밤늦게 도착, 노대통령부부를 면담한 정후보부부는 노대통령의
뜻을 결국은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정후보가 이번에 부인 김여사를
대동한 것은 지난 14일 노대통령을 단독면담했을 때에도 정후보는
노대통령의 설득에 후보사퇴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으나 부인 김씨가
완강하게 반대, 급기야 자살기도소동까지 벌이는 바람에 마음이
변했었던 점을 감안한것인 듯.
정씨는 당시 노대통령과 만난직후 후보사퇴후 국군통합병원 서울지구
병원에 입원할 계획까지 세우는등 결심을 굳혔으나 부인 김씨의 결사적인
반대에 부딪쳐 결국 16일 후보등록까지 간것.
정씨는 이날 노대통령을 만나후 과천 집에는 들르지 않고 시내 호텔에서
1박한후 24일상오 8시 다시 승용차편으로 대구로 향했는데 과천 집에는
안기부 직원이라는 세명의 청년이 "안기부장이 정씨를 만나고자 한다"며
기다리다 정씨부부가 들어오지 않자 밤 10시쯤 돌아가기도.
여권의 정씨사퇴 종용은 결국 노대통령이 나서 매듭을 지었지만 여권
인사가 총동원되다시피 한게 사실.
노대통령과 정씨를 잘아는 이상훈 국방장관 김식 전농림수산장관등이
앞장서 설득했고 신전총리등 TK의 원로급들이 나섰으며 그동안 이원조의원도
대구에 상주하다시피했으며 김윤환 전총무등도 정씨를 계속 접촉.
한편 지난주 후반부터는 청와대 정무비서관들이 차례로 대구에 내려가
선거분위기를 살피고 상경하기도 했는데 청와대측은 뒷말들을 감안해서인지
정씨의 직접 설득에는 나서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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