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소 4일째를 맞고 있는 민자당의 김영상 최고위원은 23일 하오 4시
(현지시간) 모스크바대학내 대강당에서 모스크바대 교수및 학생, 재소고려인
협회 관계자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소관계"
라는 제목으로 40분간 연설을 한후 즉석에서 질문을 받고 이에 답변.
이날 김최고위원은 로구노프총장의 간단한 소개후 곧바로 연설을 시작,
"페레스트로이카의 완벽한 성공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인류의 번영에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는 부분과 "한-소간의 조속한
국교관계 수립을 강조한다"는 대목에 이르러 모두 7차례의 박수를 받기도.
연설이 끝난뒤 김최고위원은 자신은 차고 있던 속목시계를 들어보이며
"이 시계는 여러분의 지도자중 한사람이 선물한 것이며 양국경제발전과
위대한 미래를 위해 계속 차고 다니겠다"고 말해 또한차례의 박수를 받았으며
즉석에서 모스크바대학내의 한국학연구센터 설치를 제의.
*** 국교정상화는 단계적 통일에 중요역활 ***
김최고위원의 연설이 끝난뒤 일문일답에서는 북한내 권력이양과 통일
문제, 미군철수, 재소한인문제등에 관해 갖가지 질문이 속출하는등 열띤
분위기.
김최고위원은 통일문제와 관련, "남북왕래가 거의 단절돼 있고 무엇보다도
신뢰가 바탕이된 교류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특히 소련과의 국교정상화가
단계적으로 통일로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강조.
김최고위원은 또 "북한내에 고문등 대중탄압이 있는데 소련과 한국이 힘을
몽아 이를 막아줄 수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소련과 북한이 특별한
관계인만큼 서로 친구입장에서 잘해 주기 바란다"고 답변해 한차례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이날 연설장에는 고려인협회 관계자등 상당수의 한인들이 참석했는데
한 막스 부회장(63)은 "미테랑, 레이건, 간디, 브란트등 세계의 유명한
정치지도자들이 연설한 곳에서 한국인이 강연하게 된것은 우리에게 큰
영광이 아닐수 없다"고 감개무량한 표정.
*** 소측 구체적 질문에 민자측 원론적 답변 ***
이에 앞서 세계경제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회의장에서 열린
방소단과 소련측 관계자들이 합동으로 가진 세미나에는 소련측에서 정부와
연구소 외에도 기업관계자들이 다수 참석, 한-소간 경제협력문제에 대한
소련쪽의 지대한 관심을 입증.
2시간 30분동안 계속된 이날 세미나는 김영삼 최고위원의 인사말에 이어
한-소경제협력상의 문제점, 환태평양경제협력관계에서 한-소 역할분담등에
대해 김상하 대한상의회장과 구평회 럭키금성상사 회장으로부터 각각 기조
연설을 들은뒤 소련측의 질의에 민자당 대표단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
세미나에서 소련측은 주로 한국측의 투자유치방안및 기술협조방식등
구체적인 것을 물었으나 민자당 대표단의 답변은 실무진이 참석하지 않아
대부분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소련측 인사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느낌.
더구나 민자당측은 헤드테이블의 황병태의원과 김상하, 구평회회장 외에
지연태 정재문 의원만이 참석, 자리가 텅빈 반면 맞은편의 소련측은
20명이상의 좌석을 가득 메워 한국측이 무성의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 공영사처장 곧 모스크바 전권대사 될것 ***
이날밤 민자당의 김영삼 최고위원이 초청자인 IMEMO관계자와 교민들을
위해 인터내셔날호텔 소빈센터에서 베푼 만찬리셉션에는 소련공산당과
정부관계자, 주모스크바 외교사절, 학계인사를 비롯 교민등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
이날 만찬장에는 말추크 소련과학아카데미원장과 부르텐스 공산당중앙위
국제부부장, 마르티노프 IMEMO소장, 자스코프 최고인민회의 국제분과위원장,
로구노프 모스크바대 총장, 무또 일본대사, 테레시 주소유고대사등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했으며 고려인협회 회장인 박미하일 교수, 허진부회장등
교민 100여명도 대거 참석.
김최고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소련이 선린관계를 맺도록 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기원.
이어 마르티노프 소장은 답사를 통해 "이자리에 참석한 공노명 주소영사
처장이 가까운 시일안에 모스크바의 전권대사가 될것"이라며 양국간 국교
정상화가 가까운 시일안으로 박두했음을 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