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분양가 자율화논쟁이 일고 있다.
권영각건설부장관이 유임직후인 18일 분양가 자율화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논쟁이 표면화되고 있다.
20일 건설부 및 업계에 따르면 주택건설업계는 지난해11월 원가연동제
도입이 전부터 분양가가자율화를 끈질기게 요구해왔다.
그러나 건설부는 기존주택가격및 물가에 미칠 영향을 고려, 이를 거부해
오다 원가연동제로 부분적인 자율화를 단행했었다.
원가연동제는 매년 정부가 고시하는 건축비에 감정평가사가 평가한 땅값
등을 합친 원가로 아파트분양가를 결정하는 제도.
*** 권건설 "풀겠다" 시사...업계서 기회 포착 ***
업계는 원가연동제도입이후에도 땅값 평가가 시세와 큰 차이가 있고
건축비도 정부고시가 (평당 98만원 - 113만원) 에 묶여있어 채산을
맞출 수 없다는 이유로 완전자율화를 줄곧 주장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권장관은 "앞으로는 민간업체들이 정부의 지침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주택건설에 적극 나설수 있도록
기존의 규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권장관은 이 발언이 분양가 자율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자
곧 "아파트 분양가격은 궁극적으로 자율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겠지만 언제
자율화 하느냐의 문제는 정책적 차원에서 결정될 문제라고 일단
후퇴했다.
*** 미분양사태 이후에나 고려...당국 ***
건설부의 논리는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확대 밖에 길이
없고 이를 우해 분양가를 자율화 해야 하나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세값 주택값이 폭등했고 분당시범단지 2차분양경쟁률이 평균
60.5대 1이나 된 상황에서 분양가자율화는 또 한차례 가격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건설부는 우려하고 있다.
건설부는 분양가 자율화는 하반기에 가서 신도시공급물량이 집중돼
일부 미분양이 발생할 때라야 무리 없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택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로서는 분양가 자율화를 위한 검토를
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도입한 원가연동제에 따라 연말께 건축비를 재고시
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 "채산성 안맞는다" 계속 요구...업계 ***
그러나 주택건설업계는 원가연동제하의 건축비도 빠듯할 뿐만 아니라
토지가격 산정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분양가 자율화 없이는 서울에선 집을
지을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감정평가사의 토지평가는 건설부의 공시지가에 근거해서 산정하기
때문에 20-30%나 싯가와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 매입한 싼땅엔 건축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새로 땅을
구입, 아파트를 지으면 채산을 맞출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구의동에 2만3,000평부지를 두고도 아파트건축을
무기연기했고 우성건설도 강남의 5,000평부지활용을 더 두고
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유근창 주택사업협회회장은 다소 충격을 주더라도 분양가 자율화를
단행, 공급을 늘림으로써 장기적인 주택시장의 안정과 주택질의 향상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사업협회는 입주자나 업체에 부담을 주는 채권입찰제를 폐지하고
일정 규모 (전용면적 18평정도) 이상은 자율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건설부는 현재 시점이 분양가 자율화를 단행할 때가 아니라고
외면하고 있으나 업계의 줄기찬 요구와 권장관의 발언으로
이 문제에 정면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으로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