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당통합후 새정치 펴기 위한 포석 ###
*** 노대통령 구상 두 김최고위원 자문 ***
17일 상오 3당통합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개각은 그 규모가 6공 출범이후
최대인데다 새로 출범한 민자당의 향후 국정운영방향을 엿볼수 있게 하는것이
여서인지 그만큼 뒷얘기도 풍성하고 사연도 다양하다.
이번 개각은 강영훈 국무총리와 비경제부처 각료 일부가 유임되는 정도에
그치고 상당수 각료가 경질됨으로써 노태우대통령의 본격 집권기에 대비하고
3당통합에 따른 국정쇄신을 위한 신사고차원의 "단장"이란 인상이 짙다.
*** 청와대개편 남북관계 경제정책전환 ***
이번 개각은 17일 상오 노대통령이 민자당의 김영삼/김종필 최고위원과
회동, 의견교환절차를 거치는 형식을 취했지만 노대통령이 주변의견을
참고하는 정도로 했을뿐 거의 모두 본인의 구상에 의해 이루어 졌다는 후문.
<>...노대통령은 개각에 앞서 서동권 안기부장 박철언 정무장관 노재봉
청와대정치담당 특보등의 의견은 듣는 정도로 하고 정구영 청와대민정
수석만을 실무진으로 참여시켜 구상에서 인선까지 완료했다는 후문.
다만 3당통합에 따른 민자당의원 입각문제와 관련, 민정계의 경우
노대통령이 독자 구상했으나 민주 공화계의 경우는 박정무장관을 통해
두 김최고위원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는 과정을 밟았다고.
노대통령이 이번에 역점을 둔 부분은 경제팀구성이라는게 청와대측의
설명이고 침체된 경제회복을 모색하면서도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쫓을수 있는 인물선정에 고심했다는 것.
경제팀 구성에는 대통령 사돈인 최종현 선경그룹회장과 동서인 금진호씨
등이 자문했고 최회장은 이승윤의원을, 금씨는 자신이 상공장관으로 있을때
상역차관보로 있었던 박필수 외대총장을 상공장관에 각각 천거했다는 후문.
김태호 내무장관은 임명된지 8개월에 불과하지만 민생치안에 대한
경각심차원에서, 재무장관의 경우는 이규성 현재무장관이 무리가 없고
재임기간도 짧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경제환경 쇄신차원에서 경질쪽으로
결론났다는 전문.
강총리와 관련, 김영삼 최고위원은 전폭개각의견을 제시했으나 노대통령이
유임으로 결론을 냈고 최호중외무장관은 애초부터 유임이 예상됐으며
허형구 법무장관의 경우는 김기춘 검찰총장기용설이 있었으나 허장관이
마지막 공직이라는 자세로 집무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는게 주변의
설명.
이상훈 국방장관도 국군조직법개정에 따른 군조직개편차원에서 경질설도
있었으나 국군조직개편이 올 10월에나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유임쪽으로
정해졌으며 김집체육장관은 올가을 북경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당연히
유임을 예상했으나 교체가 확실.
이번 개각의 두드러진 특징은 노재봉특보의 비서실장 기용, 이홍구
통일원장관의 정치담당특보 임용등으로 집약되는 청와대비서실 개편으로
이는 노대통령이 3당통합에 따라 앞으로 장기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정치의 구상을 펴기위한 포석이 아니겠느냐는 관측.
노대통령은 특히 그동안 통일원에서 새로운 통일정책수립을 위해 크게
기여 해온 이홍구장관을 특보에 앉히고 홍성철비서실장을 통일원장관으로
임명함으로서 앞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한 획기적인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준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들.
<>...3.17개각에 앞서 강영훈 국무총리를 비롯한 전국무위원은 16일
하오 5시 정부종합청사 국무회의실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일괄사표를
작성, 17일 상오 최창윤 청와대정무수석을 통해 지방에 내려간 노태우
대통령에게 제출.
강영훈 국무총리는 일괄사표를 위해 국무위원간담회가 열리는 이날
상오 8시50분쯤 평상시와 같이 정부종합청사 9층 집무실로 나와 곧바로
이진비서실장과 안치순 행정조정실장으로부터 일상적인 업무부고를
받고 국무위원 간담회와 관련한 준비를 지시.
국무위원 간담회의 주무부처인 총무처는 이날 상오 각부처 장관들에게
하오 5시 간담회 개최사실을 통보하고 사전준비를 완료했으나 김용래
장관의 퇴임과 이연택 청와대 행정수석의 후임설에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총무처 간부들은 기자들에게 "이 수석이 오는 것이 틀림없느냐"고 물으며
후임장관으로 거명되고 있는 이수석에 대해 관심을 집중했으며 김장관은
이같은 분위기속에서도 야나이 신이치 이임주한 일본대사를 접견하는등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
이날 개각내용이 이미 당사자들에게 통보됐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이상훈 국방장관/현홍주 법제처장/진입 재무부차관등 아침 신문을 본
일부 장관들은 총리비서실장실로 전화를 걸어 국무위원 간담회 개최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는데 이국방은 전화후 상오 11시15분쯤 직접 이진비서실장을
방문, 이날 하오 충북청원의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참석때문에 간담회에
나오지 못할것 같다고 양해를 구한뒤 사표를 맡겨 놓고 현지로 출발.
이날 간담회는 평소 국무회의때 배석하는 서울시장과 총리실 비서실장/
행정조정실장등 일체의 배석자 없이 외유중인 최호중 외무부장관과
이상훈국방장관을 제외한 25명의 국무위원이 참석, 내용이 인쇄된 사직서에
자필 서명을 해 제출하고 강총리와 조부총리의 간단한 인사말을 들은뒤
17분만에 종료.
간담회가 끝난뒤 기자실에 들린 최병열 공보처장관은 "노태우대통령의
집권 중반기를 맞아 새내각의 구성을 돕고 국정쇄신의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총리가 전국무위원의 사표를 받아 일괄 제출키로 한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하고 "강총리와 조부총리가 국무위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간단한
인사말을 하고 끝났다"고 전언.
<>...이번 개각에서 개편폭이 가장 큰 경제기획원등 경제부처의 경우 개각
하루전날인 16일부터 벌써 파장분위기가 역력하고 일부 애매한 부처의 경우
유임여부를 알아보느라 분주한 모습들.
가장 확실한 교체대상인 조순부총리는 16일 상오 경제장관회의를 주재,
공정거래법 시행경개정안등 6개 안건을 별다른 토의없이 일사천리로
통과시킨후 회의를 서둘러 끝낸뒤 참석장관들에게 "그동안 수고 많았읍니다"
며 퇴임을 전제로 짧게 인사.
조부총리를 비롯한 경제장관들은 이어 부총리실 부속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환담을 가졌는데 그동안 같이 일해온 경제팀으로서 마지막 하고픈 얘기들을
나누었을 것이라는 관측들.
그는 또 출입기자들에게 앞으로의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밝히지 않았느냐"고 여운있는 한마디를 던지고 "퇴임후
저서나 하나 준비하겠다"고 향후 거취를 표명.
그러나 경제기획원직원들은 한결같이 조부총리후임으로 앉을 이승윤
민자당의원에 대해 그의 정책방향과 관련 떨떠름한 표정들.
재무부 관리들은 신임장관으로 알려진 이용만 외환은행장이 재무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일단은 반가워하면서 그가 현실적이고 보스기질을
갖춘데다 추진력이 강한 강점을 지닌데 대해 기대하는 눈치.
농수산부 관리들은 그동안 김식장관이 수입자유화등 외풍을 비교적 잘
막아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이같은 수입개방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에 후임장관인 민주계의 강보성의원도 이같은 외압을 차단할 정치력을
발휘해 줄것을 주문했는데 그는 "가격지지정책과 시장경제원칙을 조화시키는
것이 나의 할일"이라고 강조.
김집 체육부장관은 16일 상오까지도 올림픽회관에서 있는 제2회 삿포르
동계아시안게임 선수단해단식에 참가하는등 평상시와 같이 업무를
계속했으나 하오에는 김진원차관과 국장급이상 간부들에게 업무정리를
지시하고 공보관에게는 이임인사를 준비토록 하는등 퇴임을 위한 마무리
작업.
6공의 장수각료중 한사람인 이홍구 통일원장관은 이날 "통일동산"
건설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출입기자들이 "좋은 자리로 옮긴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는데..."라고 말을 건네자 "통일원장관보다 더 좋은
자리가 어디 있느냐"고 가볍게 받아넘기면서도 이미 청와대 정치특보
자리로의 전보사실을 통보받아서인지 퍽 밝은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