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의 김영삼최고위원은 13일 중견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토론회
에 초청연사로 참석, 패널리스트들과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민정계의 박준병 전사무총장, 이종찬 전총장, 오유방의원,
공화계에서 최각규 전사무총장 김용환 전정책위의장등이 참석했을 뿐아니라
정부측에서 박철언 정무1장관, 김학준 대통령사회보좌역등이 나와 경청, 종전
과는 판이해진 정국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3당 통합은 어느 시점에서 누가 먼저 어떤 창구를 통해 제의를 했는지.
"밤을 지새워가며 고뇌하다가 그런 결단을 내린 것이다. 작년 6월 소련을
다녀와서 노태우대통령을 단독으로 장시간 면담했을때 노대통령이 ''여소야대
의 이 정국으로는 도저히 안되겠으니 정치안정을 위해 정책적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연정을 하는 방법밖에 없겠다''는 얘기를 했다. 그때 나는 ''4당체제
는 국민에게 걱정만 끼치는등 문제가 많으나 5공청산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금년초 이제는 4당체제를 정리해야겠다는 얘기를 했다. 1월12일 노대통령
을 단독으로 만나게 됐을때 노대통령이 그게 무슨 얘기냐고 물으며 연정을
얘기하길래 장면정권시절 민주당 구파와 신파간에 연정이 있었으나 정치인들
의 당리당략 때문에 실패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연정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민정당과 민주당을 다같이 해체하고 새로 같이 출발하자고 했다. 노
대통령은 고뇌의 빛이 역력했다.
그후 노대통령으로부터 1월19,20일경 서청원비서실장을 통해 22일 아침에
만나자는 연락이와 ''결심이 섰구나''고 생각했다.
사전토론문제를 제기했으나 솔직히 말해 이처럼 혁명적인 일을 토론에
부쳤으면 합당은 실패했을 것이다. 그래서 극비로 하기로 둘이 합의를 본
것이다. 국민에게 물어보아야 한다는 것은 그럴듯한 얘기이나 정치를 잘해
달라고 국회의원에 뽑아준 것이지 4당체제로 가서 어떻게 하라고 뽑아준 것
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혁명적인 결정에 대해서는 오는 92년 선거에서 국민
과 역사가 심판해 주리라고 믿고 있다."
- 1노2김간에 노대통령 다음에는 김영삼최고위원, 그다음에는 김종필최고
위원이 정권을 담당하는 식으로 밀약을 했다는 설이 있는데.
"한마디로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구국의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다."
- 평민당 특히 숙명적 라이벌인 김대중총재와는 어떤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인가. 호남고립화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앞으로 김대중총재가 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 행운이 있도록 축복한다.
호남고립이라고 하지만 김대중총재가 스스로 정계개편이 필요없다고 해서
빠진 것이다. 평민당=호남이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 민자당은 어느지역
할것없이 대한민국의 영토요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정치를 해나갈 것이다."
- 앞으로 민자당내에서 민주계가 수적으로 열세인데 ''참여속의 개혁''이
잘 되리라고 생각하나.
"개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여 민주화에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정치의
실현이 이 다음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 구국의 결단이라고 하고 있으나 우리정치가 과연 그런 위기상태인가.
집권을 위해 누구를 배제시키기 위해 합당 결단을 내렸다는 비판도 있다.
"4당체제가 이대로 가면 금년중에 경제가 완전히 가라앉고 사회질서도
겉잡을수 없어지는 그런 불행한 사태로 빠져 수습할수 없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 늦기전에 건져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독의 브란트와 마찬
가지로 10년 20년 뒤에는 나라를 구한 결단이었다는 평가를 받을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내각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파벌보다는 인물 능력중심으로 될 것이다. 밖에 좋은 사람이 있으면
구하고... 3당통합은 하나가 된다는 것이므로 파벌정치는 별로 좋지 않다."
- 당지도체제는.
"4월초 전당대회까지 결말을 낼 것이다. 믿어달라."
- 민정당도 새로운 세력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했다. 어떤 세력이 배제
돼야 하나. 전두환씨 처리는.
"전씨는 국회증언때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말해 사죄했어야 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연희동 사저로 돌아온다는 얘기가 있는데 본인이
국가에 내놓겠다고 해놓고 어디로 간단 말인가."
- 신당통합이 미소 조정설이란 소문도 있는데.
"우리나라가 누가 시키는대로 할만큼 그렇게 작은 나라가 아니다. 왜
우리를 그렇게 작게 만드나. 이제 좀 큽시다."
- 대권을 안잡아도 불만이 없는가.
"나라가 잘되도록 최선을 다하는게 내가 할 일라고 생각한다."
- 3월 방소때 고르바초프나 북한인사를 만날 것인지.
"지난해 방소때와는 상당히 다른 의미를 가질 것이다. 구체적인 얘기는
안하겠다."
- 신여당의 성장위주 경제정책쪽으로 기우는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
"성장과 안정은 서로 보완적인 것이다. 5공때 연9%씩 성장했는데 앞으로
7%씩만 성장해도 2000년대에 소득 1만5,000달러목표를 달성할수 있다.
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등은 약속대로 실천할 것이다."
- 정통야당을 안고 들어간 것인지, 맥을 끊은 것인지...
"다른 나라에는 정통야당이란 말이 없다. 나도 과거에 얘기했지만 요즘
생각하면 잘못한 것 같다. 세상에 영원히 야당하기 위한 정당이 어디있는가.
세상은 변하는데 나는 죽어도 안변한다고 할수 없다."
- 이제 재야운동권에 대해 공안당국과 시각이 같아지는 것인가, 아니면...
"정치는 대화다. 과거처럼 누구와의 대화에도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 단
야당때도 얘기했듯이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므로 용서할수 없다."
- 노대통령과 김대중총재에 대한 평가는.
"노대통령은 성실하고 솔직하고 능력있는 분이다. 민정당간판을 내리는
일은 대단한 결단으로 높이 평가해야 한다. 김대중총재 앞길에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 김총재가 나하고 처지가 바뀌었다면 앞길을 축복해 주었을
것이다. 그점이 아쉽다."
- 3김퇴진론에 대해.
"나갈 때가 되면 나갈 것이다."
- 요즈음 생애최고로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데 대언론 시각은.
"정부는 아니겠지만 나를 아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달게받을 생각을
갖고 있다. 단 정확하게 보도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