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21일께 실시될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국내 유일의 노동조합
총연맹인 한국노총 주변이 요즈음 선거분위기로 들떠있다.
지금까지 180여만 노동자의 대표인 위원장 경선물망에 오른 사람은 현
박종근위원장과 이시우 자동차노조연맹위원장, 정춘택 화학노조연맹위원장등
3명.
*** 박위원장 이시우씨 대결로 압축 ***
그러나 정위원장은 화학노조연맹내의 집안사정으로 이번 경선엔 나서지
못할 전망이어서 결국 박위원장과 이위원장 두사람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8년 11월9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당시 노총위원장
직무대리 이던 이씨와 섬유노조연맹위원장이던 박씨가 대결에 14표 차이로
박씨가 이씨를 누르고 당선된 묘한 인연이 있으며 이번 선거는 재대결이
될 판.
노총 주변에는 이씨로선 1년간 재야(?)생활을 한 끝에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으며 박위원장은 현직 위원장이란 강점을 갖고 재임을 획득키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어 이번 선거는 치열한 양상을 띨것이라는게 압도적인 전망이다.
*** 노선논쟁 임금인상율 싸고 이미 격돌 ***
박, 이 양씨 지지세력의 2차격돌은 올해임금인상요구율을 결정하고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선거규칙을 제정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을 벌인 지난
5일의 대표자회의에서 벌어졌다.
박위원장은 당초 과도한 임금인상이 국민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정부, 국민의 압력을 의식, 올해 임금인상요구율을 최저임금인상률
15%와 과히 높지 않은 17.3%의 단일안을 제시할 계획이었으나 "최저생계비
미만의 근로자를 도외시하고 지나치게 시류에 편승하고 있다"는 야당세력의
입김에 눌려 17.3%-20.5%라는 복수안을 사상처음으로 만들게 됐다는 것.
그러나 정작 이날 대표자회의에서 4시간여나 끌면서 진통을 거듭한 안건은
집행부 선거규칙제정의 건이었다.
*** 후보의 공익사업 인물됨됨이 평가할수 있는 충분한 시간 줘야 ***
박위원장측은 집행부선거를 대회 15일 전에 공고하고 공고후 7일 이전까지
후보등록을 마쳐 대의원들이 후보의 공익사업도 직접 들어보고 인물 됨됨이를
평가할수 있은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 미리 후보등록 하게되면 후보사퇴압력사태 벌어지는등 선거과열 우려 ***
이씨측은 현행대로 하지 않고 미리 후보등록을 하게되면 후보사퇴압력
사태가 벌어지는등 선거를 과열시킬 우려가 크다며 강력히 반대를 해 결국
선거규칙제정건은 표결에 붙여지지도 못했다.
이씨측이 후보의 사전등록을 반대하고 있는데 대해 박위원장측은 "조직
기반이 넓어 인간관계를 통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이씨측이 사전 후보
등록제를 채택하게 되면 자칫 일부 진보적인 조합원들로부터 후보사퇴압력을
받을것을 우려하고 있거나 음성적인 선거운동을 벌일 저의를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대회당일 550여명의 대의원을 보내 신임 집행부를 뽑게될 산별 연맹에
대한 두사람의 세력분포는 백중세라는 것이 중론.
박위원장의 지지기반은 자신의 출신인 섬유노련을 비롯 금속노련, 고무
노련, 광산노련, 동선노련, 담배인삼노련등 6개 연맹.
이에반해 자동차노련, 택시노련, 항만운수노련, 외기노련, 철도노련,
연합노련등 6개 연맹이 이씨의 아성으로 손꼽히고 있다.
*** 금융, 화학노련이 결정권 행사할듯 ***
결국 대의원 숫자도 많고 이념무장이 든든한 금융노련, 화학노련이
지금까지 어느쪽에도 기울이지 않고 있어 이들 2개 연맹이 선거당일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두사람은 지지기반뿐 아니라 경력, 노동운동노선상에서도 대조를 이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회일이 다가옴에 따라 노총주변엔 그럴싸한 소문에서부터 악성 유언
비어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소문이 풍성하게 떠돌아 다녀 민주화와 더불어
각광을 받기 시작한 180만 조직 노조원의 총본산인 노총의 위상을 실감케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