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은 경찰의 고문으로 숨진 고 박종철군의 3주기.
87년 6월 민주화 대항쟁의 불길을 당기는 계기가 됐던 박군의 3주기를
맞아 그의 넋을 기리고 당시 민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인권회관"
이 가족들의 손으로 세우지게 된다.
*** 박군가족, "인권투쟁의 상징적 요람" 구상 ***
올 상반기 건립을 목표로 박군유족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인권
회관은 박군가족이 국가와 박처원 전치안본부 치안감등 박군고문치사사건
당사자들로부터 받은 배상금으로 마련되는 것으로 앞으로 이시대 민주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인사들의 인권전당으로 쓰여질 계획이다.
*** 3층회관 후보지 남영동부근서 물색중 ***
박군 가족이 현재 회관 후보지로 가장 원하고 있는 곳은 박군이 고문을
받다 숨진 치안본부 대공분실이 위치해 있던 남영동 근처이다.
지난해 11월8일 서울민사지방법원으로부터 배상판결이 내려진후 배상금
전액을 민주화를 위해 쓰겠다는 아버지 박정기씨(62)의 간절한 희망에 따라
구체화된 인권회관 건립에 쓰여질 비용은 배상금 1억3,190만원중 법원의
가집행으로 지급된 9,487만5,843원이다.
이 가운데는 기이하게도 박전치안감, 강민창전치안본부장, 유정방경정,
박원택경정등 당시 박군 고문치사 은폐조작 사건에 가담했던 책임자및
당사자들이 내놓은 배상금도 들어 있다.
*** 국가배상금 9,000여만원 건립비로 쓸 생각 ***
그러나 이 액수로 박군 가족이 세우고자 하는 3층건물(부지 30여평)을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우선 마땅한 부지를 확보한뒤 천막 가건물이라도
지어 올 상반기안에 인권회관이라는 패말을 붙이도록 하겠다는 것이 박씨의
확고한 결심이다.
박씨는 이를위해 지난 연말부터 남영동 일대를 돌며 부지를 물색해 왔으며
박군 3주기 추모기간이 끝나는 대로 "박군추모사업회"(공동의장 백기완 명진
고영구)를 중심으로 "회관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 상반기안에 건립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박군가족에 따르면 일단 지급된 배상금으로 회관을 건립하되 이것이 여의
치 않을 경우 민주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성금에 의존하는 방안도 강구중에
있다는 것.
*** 민주단체들에 사무실마련위해 결심 ***
회관건립을 위해 부산에서 상경, 친척집에 기거하고 있는 박씨는 "당초
대법원상고심이 끝날때까지 배상금을 적립해 둘 생각이었으나 우선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인권회관을 지어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이같은 계획을 서두르게 됐다"면서 "그동안 민주단체들이
이건물 저건물을 전전하며 사무실 얻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아예
부지를 얻어 건물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또 "남영동일대 부지가 대부분 평당 300만원을 호가해 부지마련
하기도 빠듯한 형편이나 가급적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주어진 돈으로
회관을 마련하겠다"며 "부지를 봐 둔 곳이 두어군데 있으며 형편이 안되면
우선 천막이라도 지어 인권유린에 맞서 싸우는 상징적인 요람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