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선출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동국대 사태가 10일 총장선출을 위한
교수들의 회의장에 학생들이 들어가 총장후보투표를 실력으로 저지함에 따라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 학교 교수 194명은 이날 하오 3시15번께 도서관 3층 열람실에서 "제12대
동국대 총장후보선출을 위한 교수 임시총회"를 열고 총장후보 2인을 선출하려
했으나 회의장 입구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학생 300여명이 하오 4시20분께
한꺼번에 회의장안으로 들어가 총회를 중단시켰다.
학생들은 "독단적 선거음모, 투쟁으로 분쇄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회의장을 점거하고 "현사태에 대한 총학생회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낭독한
뒤 농성을 벌였다.
이날 총회장에는 전체교수 361명가운데 회의 정족수인 181명보다 13명 많은
194명 (서울캠퍼스 96, 경주 98)의 교수들이 참석해 선관위원장 서재근교수
(경찰행정학)로부터 투표방법과 절차상의 주의점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었으나 학생들과의 몸싸움은 없었다.
학생들은 성명서에서 "부정입학사건의 책임자였던 이지관스님(57)이
학교의 명예실추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실감하지 못하고, 다시 12대 총장
후보선거에 입후보한 것은 유감"이라며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
대해서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한다는 동국학원의 규정등에 따라 오늘의
선거는 원인무효"라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학생들의 투표장 점거 10분만인 하오4시30분께 이날 총회의
정회를 선포했다.
선과위는 아에 앞서 총회 벽두에 학생들과 일부 교수들의 선거 원인무효
추장과 관련, 긴급 선과위 회을 갖고 이날 선거가 적법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투표에 들어가기로 했었다.
그러나 선관위원 16명가운데 김동준교수(국어교육)은 이날 유권해석에 앞서
"선관위가 후보자격심사를 규정한 <동국대학교 총장후보 추전에 관한 규정>
제5조 (입후보자의 자격심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선관위 사퇴를
선언했다.
한편 총장후보추천자 2명을 선출하는 이날 선거에는 당초 출마자 6명가운데
기호 3번 주종환후보 (60/농경제)등 3명의 후보가 지난 8일 사퇴한데 이어
이날 상오 11시께 기호4번 이창배후보 (65/영문)도 사퇴, 기호1번 이지관,
기호6번 신국주교수 (60/정치학)등 2명의 후보만 출마한 상태였다.
학생들은 사오 11시께 도서관앞 광장에서 "교수총회에 임하는 동국인투쟁
대회"를 치루는 동안 이교수의 후보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선거가 무효화
되도록 차교수도 사퇴할 것"을 요구하며 차쇼수의 회의장 입장을 막아
차교수의 입장을 돕던 "석림회"소속 승려등 150여명의 승려들과 격렬한 몸
싸움을 벌여 출입문 유리창 2장이 깨지기도 했다.
차교수가 3차레에 걸친 시도에도 회의장에 입장하기 못하자 선관위는 하오
4시께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며 이지관후보를 퇴장시킨 가운데
선거절차에 들어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