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의 완전진압후 필리핀군 당국이 이번 쿠데타에 가담한 장교들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작업에 나선 가운데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은 10일 쿠데타
군지휘자들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리겠다고 다짐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이날 쿠데타 과정에서 숨진 한 공군 장교의 장례식에
참석한뒤 기자들에게 "비록 필리핀군의 2%에 해당하는 자들이 우리에 대행해
싸웠지만 우리는 정의가 실현되고 죄가 있는 사람은 최고형을 받아야함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반란의 경우, 필린핀의 법정 최고형은 종신형으로 돼있으나 앞서 5차례의
쿠데타 기도자들에게 내려졌던 최고 형령은 강제노동 12년형에 불과했으며
아키노 정부는 지난 86년 첫 쿠데타 참여 병력들에게 견책과 함께 팔굽혀
펴기 30번을 시킨뒤 석방시켜줌으로써 거센 비난을 받은바 있다.
현재까지 쿠데타와 관련, 2,000여명의 장교및 병력이 구금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레나토데 빌라군 참모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잠적한 쿠데타
지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히고 또한 충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장교들에 대한 개인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500여명의 필리핀 좌익 시위대들은 이날 아키노 대통령이 관저인
말라카냥궁 부근에서 아키노대통령이 쿠데타 진압을 위해 미군의 지원을
요청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 인권운동가, 사제등으로 이루어진 시위대는 이날 말라카냥궁에서
400m 떨어진 멘디올라 교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아키노가 의회통과를 서두르고
있는 비상대권 부여 법안과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비난했다.
이들은 대통령궁 부근에서 시위를 마친뒤 "미군기지 철수"구호를 외치며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관까지 시가행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