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70대1, 평균 47.8대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도 가시화된 분당열풍은
정부가 그간 추진해 온 신도시 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일단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분당 시범단지 민영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이처럼 높게 나온 주요 원인으로
는 우선 지난 87년 올림픽 패밀리 아파트 분양이래 그동안 서울에서 대규모
아파트의 공급이 거의 끊겨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심한
"갈증현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꼽을수가 있다.
또 시범단지의 경우 분당내에서도 위치가 가장 좋을뿐 아니라 국내 유수한
주택 건설업자들이 짓기때문에 더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함께 그동안 주택수요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켜왔던 채권입찰제가
전용면적 40.8평을 초과하는 아파트에만 적용된 것도 시범단지의 청약과열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수요자들의 청약 욕구를 자극한 것은 분양가가 낮다는
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단 당첨만 되면 집만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 강남지역의 기존
아파트가격을 생각할때 상당한 돈을 벌고 들거가는 셈이라는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이야기다.
다른 한편으로는 싼 분양가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집을
늘릴수 있는 호기로 삼았다는 것이 유력한 분석이다.
이같은 성향은 특히 서민계층을 중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30평 남짓한 평수의 아파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성 32평A형은 222세대 모집에 2만3,040명이 몰려 무려 103.7대1의
경쟁률을 보인 한편 현대 33평A형은 161세대 모집에 1만3,346명이 신청,
82.8대1의 경쟁을 나타냈다.
불과 18세대를 모집하는 한양의 36평형의 경우 경쟁률이 170대1을
나타내기도 하는 등 30평형대에 비교적 많은 사람이 몰려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대로 서울지역의 중산층이 분당지역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전용면적 40.8평 초과분에 대해서만 채권입찰제가
실시되기 때문에 그 바로 밑의 크기 즉 47-53평형에 대해 집중적인
신청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극심한 경쟁을 피하려 했는지 그
평수 아파트의 경쟁률은 현대 47평A형의 116.3대1을 제외하고는 거의
평균경쟁률을 밑돌았다.
어쨋든 건설부는 시범단지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음으로써 앞으로
신도시 정책을 더욱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으며
당초 기대했던대로 아파트 가격도 계속 안정세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10월 아파트 분양가 현실화 조치 이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시장이 잠시 활력을 되찾을 것같은 기미를 보였으나
분당열기가 고조되자 약보합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분당열기가 계속될 경우 아파트가격은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설부는 특히 내년에 분당 2만4,000가구 등 5개 신도시에 6만8,000가구의
물량이 쏟아지게 되면 아파트 가격 하락현상은 더욱 뚜렷이 나타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분당과 일산및 평촌, 산본, 중동 등 5개 신도시에 90년대
중반까지 서울 강남의 전체 아파트 숫자와 비슷한 27만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