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평민당 총재는 박준규 민정당대표의 면담제의에 대해 <무엇인가
있는것 처럼 불필요하게 만날 필요가 있겠느냐>며 이를 정중히 거절했던
전날의 입장과는 달리 1일에는 "당사나 국회총재실로 찾아온다면 굳이
안 만날이유가 없다"고 밝혀 금명간 박대표와 접촉할 의향을 시사.
김원기 총무는 이와 관련, "어제는 마치 큰일이나 있는것 처럼 비밀로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다음 기회를 보자고 했으나
저쪽에서 만나자고 다시 제의해 오면 안 만날필요가 없다"면서 공개적
접촉의사를 밝히고 "노태우대통령의 귀국이전 정지작업을 하기 위해
5공청산등에 관해 심도있는 대화를 하려는 것이 저쪽의 판단인
모양"이라고 분석.
이처럼 평민당 입장의 미묘한 변화가 있게 된 것은 <박대표가 전혀
알맹이 없이 야당총재들을 연쇄접촉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5공청산협상의 전기를 마련키위해 여당측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사표시가
전달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대두.
김총무는 또 최근 김복동씨의 활발한 움직임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우리가 이러쿵 저러쿵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는데 김씨와 평민당
간부들간에 교분이 두텁다는 일부 설이 있다는 지적에 "루머를 공작
차원에서 퍼뜨리는 센터가 있는 모양"이라며 "김씨와는 목욕탕에
갔다가 스쳐지나간 적 밖에 없다"며 항간의 접촉설을 일축.
한편 김총재는 이날아침 동교동 자택에서 보스턴 글로브, 뉴욕타임즈
AFP통신등 외신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지면서 "현재 인적 청산만 너무 부각되고
있는데 우리는 법적 청산도 똑같이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하고 "남북교류에 있어 북한이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정부는
국민역량을 믿고 과감하게 나가야 될 것이며 예컨데 TV, 라디오
개방을 하면 정상회담보다 상호이해에 효과적일것" 이라는 견해를 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