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은 24일 오후 (한국시간 25일 새벽)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남북한이 냉전의 장벽을 허물고 대화와 협력의 시대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 남북 비공식거래 공식통상으로 전환 ***
노대통령은 또 남북한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국내정치의 어려운 문제들을
차분히 풀어 바람직한 정치형태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과거의 문제에만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독/헝가리 방문을 마치고 스위스를 비공식 방문하기 위해 이날 스위스
로잔느에 도착한 노대통령은 숙소인 보 리바쥬 호텔에서 수행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부시미대통령이 냉전종식을 제안하는등 초강대국인 미국과
소련이 새로운 화해의 시내로 접어들고 세계가 변하고있는데도 한반도에서만
변화없이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민족의 자존심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 민족 자존심 위해서라도 냉전 벽 허물것 ***
노대통령은 "민족 자존심을 찾기위해서라도 한반도에서 냉전을 종식시키고
남북한이 대화하며 협력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나는
북한이 반대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남북한관계를 개선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
남북한이 실질적으로 협력해 신뢰를 회복하고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할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우리가 마련할 남북한 실질협력방안에 대해 북한측이 거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소련 중국과
동국국가등을 상대로한 북방정책을 더욱 활성화해 종국적으로 북한 스스로
변화하도록 주위의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새로 마련할 남북한협력방안은 지금까지 남북한간에 논의된
방안들을 정리 보완한 것이 될 것이라며 현재의 남북한 비공식 거래나
교류를 상호보완적인 공식통상의 관계로 진전시키는 것을 포함한 각종 방안을
우선순위를 정해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이와관련, "전쟁이나 폭력으로 분단을 극복한 나라는 월남
등에서 볼수 있듯이 불행과 비극을 초래할 뿐"이라고 말하고 "우리의 분단
극복은 전쟁과 폭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평화적이고 자주적으로, 또
민주주의의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귀국후 청와대회담서 5공청산 시사 ***
한편 노대통령은 국내정치와 관련해 "90년대 초반까지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흑백논리의 틀을 벗어나 서로 협력하는 정치스타일을 우리
정치에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과거에 매달린 정치행태, 사회상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90년대까지 연장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국내정치의 최대현안인 5공청산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야당총재들과도 만나 대화해 보면 민주주의를 위해
양보할 것은 하자고 하는등 많은 부문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유럽순방후 야당총재들과 만나 5공청산등 현안의 일괄타결을 모색할
뜻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노대통령은 정호용의원의 사퇴에 반대하는 민정당의원들의 서명이 확산
되는등 당내분조짐에 대해서는 "설령 내분이있다하더라도 싸움을 주위에서
부추기거나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말해 내분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