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시설투자가 내년에 크게 위축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것은 전경련이 대형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하여 얻은 결론이다.
85년이후 최저수준의 연증가율에 머물것이라라는 이야기다.
82년이후 최저수준이라면 80년 81년 양년을 생각하게 된다.
이 양년에는 우리나라 국민경제에서 투자(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였던 해다.
60년대초 본격적 경제개발이 시작된 이래 투자규모가 그 전해보다 줄어든 것은
지금까지 이 두해밖에는 없었다.
그래서 80년의 GNP 성장률은 마이너스 3.7% (85년 불변가격기준)에 이르게
되었고 81년의 그것도 5.9%에 그쳤다.
이에 비견될만한 침체가 9년만인 내년에 다시 닥쳐올 전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러한 시설투자의 위축이 내년에 생길 것으로 보이는가.
첫째는 노사간의 분규가 내년에도 제대로 가라앉을것 같지 않다는데서 오는
불안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설과 노동은 보완관계가 있으면서 일부는 서로 대체적인 관계에 있기도 하다.
이것이 87년을 고비로 역전되어 이번에는 노의 세력이 사를 압도하게 되었다.
마침 국제적 경제환경의 순조에 힘입어 기업은 그동안 상당한 실질적 부를
축적할수가 있었다.
노동분배를 인상시켜 달라는 노의 요구는 타당하였다.
문제는 이 요구의 선을 정하는데 있어 노사 쌍방이 표준을 정하지 못한데에
있다.
이 표준은 간단하다.
생산성이 그것이다.
생산성은 회사의 장부에 그대로 나타난다.
......... 중 략 .........
둘째는 정치의 혼미가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을 들어야겠다.
투자는 경제의 백년대계다.
경제의 백년대계는 나라의 정치적 안정위에서 겨우 성립한다.
경제에는 성공보다 훨씬 실패가 많다.
우리나라가 아시아 4용국의 끄트머리로 나마 겨우 일원으로 끼일수 있게 된것은
대단이 우한 성적이다.
세계에는 우리보다 못한 나라가 140여개국이나 있다.
이것은 바람직했든 그렇지 못했든 모든 수를 다 써서 그동안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용케 유지할수 있었기 때문에 이룩할수 있었던 일이다.
셋째는 행정이다.
요즘의 우리나라 행정관료들은 보신을 위한 무사안일주의와 집단적 사리를
위한 우보주의, 이 두가지 측면을 교묘하게 지니고 있다.
간섭을 할때는 공익을 들고 나오고 안일도 몸을 숨길때는 자율화를 내세운다.
그바람에 아무데서고 행정의 원칙을 찾아볼수 없게 되었다.
교통단속에서부터 주택정책 금융정책에 이르기까지 행정의 무원칙이 판을 치고
있다.
그래서 행정관청 사이에는 서로 영역다툼이나 하고 그 바람에 대민행정은
마비상태에까지 빠지는 것이 예사처럼 되었다.
이러한 환경아래서 투자의 진작은 바랄수랄수 없다.
이번 전경련의 조사대상은 대기업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노동대체투자라도
계속할 힘이 있다.
정작 더욱 우려해야할 투자위축은 중소기업에서 생기고 있다.
세계경제는 점점 중소기업이 주도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참인데 만일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만이 지금보다 더 위축된다면 그점 하나만 하더라도 작은
문제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