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양심의 타종...노벨수상자 서울선언 ***
노벨상수상자들의 서울선언이 발표되어 내외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오늘 인류는 글자 그대로 "지구는 하나"라는 지구촌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나 모든 나라의 사회가치나 삶의 방식이 이런 새로운 변화를 적절하게
수용하지 못한채 격동을 거듭하고 있음은 우리가 세계도처에서 매일매일 마주
하는 바와 같다.
확실히 기존의 국가단위가치체계는 이번 서울선언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단기적인 정치적 편의"라고 규정할수 있을 만큼 인류를 위한 "장기적인 안목
의 고찰"이 절실한 오늘이다.
이는 전시대적인 코스모폴리타니즘과도 구체성이라는 점에서 명백하게 구별
되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21세기의 길목에 들어선 90년대를 맞아 인류의 잔존을 위한 공동의
전략이 요청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존 가치체계의 우선순위 뿐만 아니라
기존가치자체가 재검증되어야 한다는 과제는 비록 소련의 개방과 개혁이 아니
더라도 이미 명백히 긴요해졌다.
서울선언은 그것으로 향한 이니셔티브의 하나이다.
특히 오늘날 인류예지의 최고봉이랄수 있는 노벨상수상자 11인이 그들의
높은 자유정신을 결집해서 새롭게 자연으로부터의 인간해방, 사회로부터의
인간해방을 요구하고 나선것은 현실면에서 획기적이다.
여기서 정작 중요한 것은 지구촌이라는 21세기 인류의 조건이 낡은 유엔
총회보다 이번 서울선언과 같은 새로운 세계인적 협의형식을 더욱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노벨상수상자들의 서울모임을 두고 지성의 올림픽이라는 표현들을 언론이
쓰고 있으나 이런 점에서는 "지성의 유엔총회"라는 표현이 보다 적절하고
또 앞으로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니셔티브라는 점에서 이같은 의미를 갖는 노벨상수상자의 모임이 서울
에서 열린 것은 마침 같은 시기에 일본에서 비슷한 모임이 열리고 있는 것과
함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개항목으로 구성된 서울선언의 기본정신은 휴매니티이다.
거기 서서 그들은 세계의 미래가 우리가 갖는 가치의 건전성과 우리가
하는 사고의 질에 좌우될수 밖에 없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 선언은 또 인문과학, 그것의 휴매니티가 자연과학도의 필수인 것처럼
정치가나 언론인등 정책결정과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과학기술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에 서울에 온 수상자들도 여러차례 지적했지만 순수학문에서 조차
학제간연구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인간은 평생동안 자기경력을 몇번이고 바꿀수 있다"
이처럼 인간의 가능성에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는 이들은 질병 생태계파괴
공해등 오늘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난문제에 대해서도 "그 비용을 감내
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가치우선순위의 개혁으로 나타난다면 기술적으로는
해결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새로운 과학적 세계관은 언뜻 지나치게 이상적인 것처럼 들릴수
있으나 그것은 받아들이는 쪽에서 지금 세계를 휩쓸고 있는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수도 있다.
수상자들도 서울선언후 기자회견에서 "반세기에 걸친 냉전시대가 막을
내리고 인간의 기본권이 강조되는등 획기적인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우리에게 주지시키고 있었다.
본지 창간 25돌 기념사업으로서의 심포지엄이었지만 우리는 감히, 오늘을
생각하는 내외의 지성/지도급 인사들에게 음미의 가치가 충일한 선언이었다고
자칭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