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은 2일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장관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소련등
미수교국 인사와 마구 만나는 것은 국가이익에 득보다 실이 될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라"는 내용의 강영훈국무총리 지시내용을 준비, 인쇄물까지 준비했다가
부랴부랴 취소.
취소이유에 대해 행정조정실 관계자는 "외부에 알려지면 곤란한 내용"이라
고만 설명했는데 강총리가 이같은 지시를 장관들에게 내리려 했던 이유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르티노프 소련 과학아카데미 국제관계및 세계경제연구
소장이 경제계는 물론 정계인사들과 두루 만난데 이어 개스턴 시거 전미국무
부 동아태담당차관보를 정부와 정당지도자들이 줄줄이 만난것과 관련, 지나친
예우가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한 반응이 아니겠느냐는 관측.
한편 총리실은 시거 전차관보가 지난달 31일 강총리를 예방, 자신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이 KAL기폭파 테러를 간접시인했다고 밝혔다가 다음
날 시거가 강총리와의 오찬석상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항의하자 "영어를 해석
하는 과정에서 확대 전달됐다"는 이유와 함께 정정을 요구, 결과적으로 망신
을 당한 꼴이 됐는데 강총리는 "알리지 말아야할 사안을 언론에 알렸다"면서
관계자에게 야단을 쳤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