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시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서기장이 오는 12월초 지중해상에서
대좌한다는 발표와 함께 한국과 폴란드간의 정식 수교결정발표가 어제 동시에
나옴으로써 세계가 진정 크게 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크게 변할 것임을 뜨겁게
감지하게 된다.
먼저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것은 미소의 정상회담 소식이다.
세계가 전후의 양극화체제에서 최근 다극화체제로 변하고 있다고는 해도
두개의 초강대국이 세계의 정치와 군사 안보 경제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점유
하고 있는 막강한 영향력과 지도력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두나라 지도자의 동쟁은 언제나 세계적 관심사다.
미소정상이 오는 12월2일과 3일 이틀간 지중해상의 미국과 소련해군의
함상에서 번갈아가면서 만날 것이라는 느닷없는 발표는 그래서 지금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미소양국은 이미 내년 봄이나 여름에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해 놓고
있었다.
지난 9월하순 셰바르드나제 소련외상의 방미때 베이커국무와 합의를
보았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그에 앞선 준비회담성격의 비공식만남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분명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두 지도자가 좀더 서둘러 내년의 공식회담에 앞서 우선 만나야겠다는 절박
한 사정이 배경에 깔려 있으며 한편으로는 미국의 대소 대동구정책전환을
암시한다.
부시는 지금까지 관망하는 자세를 견지해 왔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여부에 강한 회의를 느끼면서 그것이 실패할 경우에
올 충격을 우려했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소련의 개혁과 동구의 민주화를 미국이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과 의회의 압력에 직명해 있다.
결국 작년 12월 대통령당선자로 잠깐 대면한 고르바초프와 1년만에 이번
에는 진지한 현안토의와 세계문제협의를 위해 만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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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초의 미소정상회담에서는 많은 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역시 군축과 경제문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그 중에서도 특히 소련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경제협력문제가 초점이
될 전망이다.
셰바르드나제 소련외상은 경수론을 "우리의 국민적 자존심을 해치는" 표현
이라면서 "상호협력"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줄 것을 호소했다고 전한다.
다른 모든 공산국가에서 입증된 사실이지만 공산주의는 폴란드국민을 먹여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정치적 민주화를 단행하고 자유시장경제체제로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서방과의 긴밀한 경제협력을 모색중이다.
우리나라의 폴란드와의 수교는 우선 양국간에 경제 문화등 모든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증대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역시 경제분야의 협력이 초점이다.
폴란드와의 수교는 동시에 동구의 다른 여러 미수교사회주의국가들과의
관계수립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은 물론 대소련, 대중국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길게는 궁극적으로 북한까지도 개방을 거부할수 없도록 만드는 촉매구실
을 하게 될 것이다.
일단 우리에게 긍정적인 대외환경의 변화가 전개되고는 있으나 서두르는
일은 금물이며 오판이 있어선 더욱 안된다.
결코 오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지만 흥분해서도 안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경제적 지원을 갈망하고 있는 소련등 공산세계의
오늘날 처지는 미국이 마샬원조를 제공해야 했던 전후의 서구상황을 연상케
한다.
이제 미국도 더이상 소련과 동구의 변화를 피안의 불처럼 바라만 볼수는
없게 되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의 성패는 세계전체의 앞날에 큰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미국도, 또 다른 나라도 나서야 한다.
한국 폴란드의 수교는 그런뜻에서도 시의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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