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돌연 전세계의 증권가가 불안과 초조속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월요일 개장된 주요국증시에도 영향이 적지 않았다. 국내 증시도 관심을
갖고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목하고 있다.
파국적인 사태까지는 염려안해도 될것 같다. 16일 동경부터 시작해서
차례로 개장된 월요일의 전세계 주요증시의 주식시세는 지난 13일 금요일의
뉴욕주가폭락에 자극받아 일제히 내림세를 기록했으나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아직은 아무도 마음을 놓을 처지가 못된다. 하루 이틀 더 지나야
보다 확실한 윤곽이 잡힐 것이다.
특히 월가의 2차 3차 반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년전 블랙먼데이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진원지는 뉴욕이었으며 미국
정부와 금융계의 대응내용에 따라 진정여부와 그 속도가 좌우될 것이다.
세계증시의 동시화현상은 두말할것 없이 첨단기술의 발달과 급속한 정보화
시대의 진전이 그 배경이다.
전세계 주식시장동향은 지금 시시각각 리얼타임으로 모든 시장에 전해지고
있으며 상호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 자본이동의 자유화와 그에따른 자본시장의
국제화경향이다.
월가가 여전히 무시못할 위력을 보유하고 있음은 사실이지만 과거의
절대적인 지위는 상실한지 오래다.
엄청난 자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고 있으며 다국적기업을 포함하여 많은
주식이 주요 시장에 동시에 상장 거래되고 있다.
그 결과 24시간 개장 또는 24시간 거래가 멀지않은 장래의 일로 증시전문
가들간에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뉴욕주가폭락 소동은 UAL항공의 매수협상결렬과 예상보다 높은 도매
물가상승발표에 자극된 사건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67억5,000만달러상당의 매수협상실패가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임은 짐작키 어렵지 않다.
금년에 와서 뉴욕주가는 유명기업의 M&A(인수합병) 소문과 협상에 적지아니
좌우되는 경향인데 UAL경우는 항공운수사업사상 최대규모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정작 주목해야할 점은 미국경제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증시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점 우리 증시가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당사와는 사정이 다르고 각국이 많은 대응수단과 힘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경우만 해도 미행정부와 연준은 2년전사건을 교훈삼아 전에없이
기민하게 대응했다.
또 블랙먼데이사건 이후 월가에는 파국을 예방할 각종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있다.
그러나 다른 지표는 여러모로 어둡다. 특히 물가가 불안하다. 지난 9월중
도매물가가 0.9%나 뛴 것으로 발표되어 주가폭락의 촉발원인이 됐지만
9월말로 미국의 물가는 금년 들어 이미 5.1%가 올랐다.
중앙 은행은 인플레를 우려하여 행정부의 금리인하와 통화공급확대요구에
저항하고 있다.
서독에 이어 일본도 최근 금리를 상향조정했다.
미국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 결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해야 한다고 했다.
그게 지난달 하순 워싱턴에 모였던 5대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의
합의내용이라고 세계는 알고 있다.
미국은 물가이외에 재정수지에서도 어려운 처지에 있다.
9월말로 종료된 89회계연도의 재정적자는 1,700억달러로 개선은 커녕
지난해보다 오히려 150억달러가 더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돼 있다.
무역수지가 얼마간 개선되다고 해도 인플레에 대한 우려와 재정적자는
뉴욕증시는 물론 세계증시에 계속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전망이다.
세계증시는 곧 세계경제의 건강상태를 반영하는 무대다.
주가동향에 따라 달러화를 포함한 국제통화가치도 민감하게 변동한다.
아직은 국제화와 거리가 있지만 우리도 세계증시의 동시화현상에
대응하여 주요시장의 움직임을 올바르게 판독하고 대처할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전산화를 포함해서 증시운영의 선진화를 서둘러야 할것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