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8일 노태우대통령과 가진 청와대회담에서 종교,
인권, 자유가 없는 북한에도 동유럽에서와 같은 변화가 와서 한반도에 화해야
평화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하나님의 섭리로 북한에도 변화 기대"....교황 ****
약 45분간 계속된 이 회담에서 제44차 세계 성체대회에 참석차 방한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의 본산인 로마에서 극동의 끝에 있는 한국을
애정과 희망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섭리로 북한에도 동유럽
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오기를 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노대통령도 "북한은 아직도 세계의 변화의 물결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제, 인내를 갖고 북한이 문을 열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며 언젠가는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한꺼번에 변화가 오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으며 점진적인 변화가 오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노대통령과 바오로 2세 교황은 오전 8시40분부터 청와대 서재에서 열린
회담에서 최근의 국내 정세,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고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밝혔다.
특히 바오로 2세 교황은 "폴란드등 동구권 국가에는 인권이나 자유,
민주주의를 위한 기초가 있어서 현재의 변화가 상당히 진전될 것으로 보이나
북한이나 쿠바에는 그런 기초가 없기 때문에 동유럽에서와 같은 희망을
갖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황은 "인간의 사고를 변화시키는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젊은이들이 언제나 변화를 추구하고, 진취적이며 개방적이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서울올림픽이 분단된 땅에서 열려 화해가 세계로 퍼지는데
기여를 했다고 밝히고 "그런 맥락에서 언젠가 우리도 통일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이 끝난후 노대통령과 바오로 2세교황은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교황은 이 성명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국민들의 민주화의 신념이
반영되고, 안정된 생활, 세계의 다른 국민들과 넓고 알찬협력을 향해
나가련ㄴ 열망을 확고할 수 있었다"라고 밝히고 "한국의 지도자들이 진정한
정의와 자유, 인권존중에 바탕을 둔 민족통일을 향하여 평화롭고 의로운 길을
모색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최근의 국제정세가 불신과 대결로부터 화해와
개방의 새질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을 크게 환영하였으며 이러한 새 국제
질서가 더 넓게 확산되고 깊이 뿌리를 내릴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아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