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위는 28일 상오 서울체신청감사에 앞서 광화문 우체국건물 3층
서울체신청 회의실에서 야당측이 도청장치라고 주장, 논란을 벌여온
이른바 "블랙박스"에 대한 실물검증을 실시.
당초 야당의원들은 블랙박스가 설치된 전화국에 직접 찾아가 현장검증을
실시하자고 주장했으나 여당측은 반대로 절충끝에 현장검중에 앞서 먼저
실물검증을 실시키로 하고 통신공사측이 고장을 이유로 수거해 왔다는 같은
종류의 기계장치에 대한 실물검증을 실시.
1시간 30여분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실물검증에는 이해욱사장과
이희두 국제통신사업본부장등 전기통신공사직원 4명이 나와 블랙박스로
알려진 기계장치(모뎀)의 성능, 설치목적, 현황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이 모뎀이 도청장치가 아님을 해명.
그러나 전문지식이 부족한 의원들은 이 모뎀의 성능등 기술적 측면보다는
갑자기 이 장치를 철거하게 된 동기와 실무검증을 굳이 비공개로 하자는
이유등을 따지며 이 기계장치가 도청장치임을 시인토록 유도하려는 모습.
이날 검증에서 통신공사측의 이본부장은 "블랙박스로 알려진 모뎀은
국제통화요금에 대한 외국과의 분쟁을 막기위해 송/수신자와 통화시간 및
시각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참석의원들이 전언.
이 본부장은 또 "이 모뎀은 당초 서울시내 43개 전화국에 80대를
설치했으나 그중 성능상 결함이 있는 69대를 철거해 현재는 6개 전화국에
11대가 설치돼 있다"고 주장, 국감직전 도청장치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
장비를 철수시켰다는 야당측의 주장을 부인.
이에대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블랙박스 도청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던
채영석의원(평민)은 "송/수화자의 전화번호와 통화시각등이 모두 기록된다면
현재의 통신기술로 보아 약간의 장치만 부착하면 결국 통화내용도 도청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주장.
또 백찬기의원(민주)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장비가 왜 그처럼
많이 고장이 났으며 현재의 기계장치로도 국제통화를 할 경우 통화시간을
알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 장치를 개발했느냐"고 질문, 이 장치가
단순히 국제통화요금에 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될 장치라는 점에
강한 의혹을 표시.
야당의원들은 또 통신공사측이 설명대로 단지 국제전화요금때문에 이
장치를 개발, 설치했다면 왜 그토록 비밀에 부쳐야 되겠느냐며 공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기도.
이날 실물검증에서 통신공사측은 한시간여동안 현황설명만을 계속하다가
한시간 후에야 비로소 블랙박스를 의원들에게 공개했는데 이날 공개된
블랙박스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50.25.25cm로 모델명은 MABBR-3이며
대우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의원들이 소개.
한편 이날 실물검증이 실시된 서울체신청 회의실에는 통제구역이라는
팻말과 함께 통신공사직원 4명이 지키고 서서 보도진들의 접근을 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