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경분리/정경일원화 싸고도 논란...막심 김박사등 소력학자 경청 ***
한-소관계의 현위치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한-소관계 심포지움이 27일 하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려 열띤 토론이 전개됐다.
특것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에 따른 경제협력 및 국교정상화 가능성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심포지움에는 정계, 학계, 재계인사를 비롯 세계
한민족체육대회에 참가중인 소련동포 선수단의 막심 김박사 (소련과학원
정회원) 등 소련측 학자, 언론인 9명이 참석, 시종일관 토론내용을 주의깊게
귀를 기울여 눈길을 끌었다.
*** 소련에 대한 지식의 한계 느끼는 마당 ***
박은태 미주산업회장의 "한-소경제협력의 현안과 대응책" 그리고 최평길
교수 (연세대) 의 "실리적 한-소관계전망"이라는 주제발표가 끝난뒤 계속된
토론에서는 한-소관계의 접근방법을 놓고 신중론과 적극론, 정경분리론과
정경일원화론이 팽팽히 맞서 한-소관계 44년의 공백으로 인한 소련지식의
한계를 실감케 했다.
심포지움에 참석한 주제발표자는 물론 토론자들은 한-소관계 증진방안에
대한 자신의 논리와 지식을 고집, 아직도 소련문제에 대한 국내연구가 미흡
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인식마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었다.
*** 페레스트로이카 성공 가능성 높아 ***
그러나 참석자들은 소련의 개혁정책을 상징하는 페레스트로이카의 전망에
대해서는 이 정책이 고르바초프서기장이라는 특정인물의 등장으로 채택된
것이 아니라 소련의 왜곡된 사회주의 경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역사적
당위성에서 출발했고 미국/일본등 서방국가들이 페레스트로이카 시행초기와는
달리 자본/기술을 지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기초로
제기된 한-소관계의 증진방안은 방법론상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과
소련이 경제적 필요성에 의해 접근해 오고 있는 이상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으로 양분되는 현상을 보였다.
*** 한-소경제협력 더욱 신중해야...박회장 ***
주제발표에 나선 박은태회장은 한-소경제협력의 방법으로 <>구상무역 <>
합작투자 <>정경일원화라는 3단계 접근론을 제시한뒤 "지금 소련이라는
환상에 들떠 있으나 한-소경협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고 주장
했다.
박회장은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하고 있으나 1,920억달러의
재정적자 (GNP의 12%), 400만명의 실업자, 연10%의 인플레, 민족갈등, 생필품
부족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세워
"제약속의 극대화"를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토론에 참가한 이명박 현대건설회장 (한-소경제교류협의회
부회장)은 "한-소경협은 우리가 서두른다해도 소련내의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느려 서둘러지지도 않는다"고 강조하고 "소련이 접근해오고 있는 만큼 적극성
을 보일 필요가 있으며 지나친 신중론은 기회를 놓치게 할 수 있다"고 지적,
소련진출을 위한 사전접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대소관계에 정경분리 - 정경일원화 의견 양분 ***
경제협력과 외교관계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견해는
정경분리의 원칙아래 대소접근을 했다가 실패한 일본을 교훈삼아
정경일원화를 해야한다는 입장과 외교관계의 발전을 전제할 것이 아니라
경협부터 추진, 정경분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역시 양분됐다.
최평길교수는 "한-소경협을 포함 북방경협은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정부주도아래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경분리
의 원칙 아래 공산권과의 경제협력을 추진한 것이 실패한 교훈을 되새겨
정경일원화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부분적인 경험을 토대로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 본격적인 경협을 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이론을 폈다.
*** 보안법등 관계법규 우선정비 필요 ***
이에 반해 이세기 전통일원장관은 "경협을 하려면 외교관계부터 개선하라는
주장은 곤란하며 한-소관계는 정경분리의 방법으로 접근되어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했고 이명박회장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에 참가한 이인호교수 (서울대)는 "정부가 소련연구에 대한
지원을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전문가를 기르는데 인색하다"고 불만을
터트린뒤 "소련에서 몇 사람을 만나고 와 소련의 전부를 아는양하는 공론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깊이 없는 대소접근을 비판했고 박병윤 서울경제신문
편집국장은 "보안법등 관계법규를 먼저 정비한뒤 소련과의 경협을 해야만
혼란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북방정책에 따른 법령정비를 촉구했다.
토론과정을 지켜본 막심 김 박사는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어떤 개인
이나 집단이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건설도중에 사회관계가 변하고
스탈린이 가짜사회주의를 만들었다는 두가지 역사적 원인이 있어 추진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고르바초프가 아니더라도 페레스트로이카는 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