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표들은 자리를 잡자마자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날씨문제를 놓고 대화
를 시작.
우리측 송대표는 "기왕에 청명한 날씨였으면 좋았겠으나 적십자회담이 오랜
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처럼 오늘 비가 내리고 있다"며 "빨리 햇볕이
쨍쨍쬐는 청명한 분위기를 만들자"고 인사.
송대표는 "지난 추석에는 이산가족들이 성묘를 못해 적십자인으로서 죄책감
을 느꼈다"며 "적십자회담이 70년대초에 시작해서 80년대가 다가고 있으니
90년대는 이산가족의 자유로운 왕래를 터주어 혈연공동체를 회복하도록 오늘
이자리에서 좋은 결실을 맺자"고 제의.
이에대해 북한측의 박단장도 "지난번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때 우리는 하나
라는 것을 세계만방에 과시해서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남북대화가 이어지지
않고 남북관계가 악화돼 마음고생을 했다"며 "적십자인이 도대체 무엇하느냐
하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꼈다"고 역시 동감임을 표시.
북측의 박대표는 "비공개의 뜻이 기자를 회담장에서 내보내고 우리들끼리
오손도손 얘기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이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비공개방식의 절충을 제의하는 듯 했으나 우리측의 송대표가
"회담내용을 기자실에 확성기를 통해 중계를 하느냐의 문제"라며 회담중계를
하지말 것을 제의했으나 북측의 박대표는 중계를 주장해 논란이 계속.
이렇게 공개여부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우리측 송대표는 "오늘 접촉은
공개로 하되 차기접촉때는 비공개로 하자"고 절충안을 냈으나 북측의 박대표
는 "그때가서 보자"며 유보적 입장을 보이다가 우리측의 송대표가 거듭 촉구
하자 못이기는척 하며 절충안을 수락.